Bruce Forman
미시간주립대학, Michigan State University, 에서 석사를 마칠 즈음, 박사 학위 때문이 아니고 내가 배우고 싶은 기타리스트가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박사과정으로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 유일하게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였는데, 그러한 생각을 해준 기타리스트가 바로 Bruce Forman이다. 그리고 24년 9월에 다시 미국으로 오게 되면서 LA에서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Bruce이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지 못해서 그 이후로는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때 만나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앨범 Reunion! 에 사용한 악기, 바니 케슬, Barney Kessel, 의 기타 이야기도 물어보았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Reunion! 에 대한 인터뷰를 보았을 때는 Barney Kessel의 미망인에게 악기를 빌려서 녹음/연주를 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 기타는 좋은 가격에 팔렸고, 그런데 그 악기를 사간 사람과 연락이 되어 브루스가 다시 그 기타를 너무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매를 하여 현재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아,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쓰게 될 줄 알았으면 잘 기억해 놓을걸! 나중에 다시 물어봐서 꼭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브루스의 Reunion! 앨범은 1957년에 발매된 The Poll Winners라는 앨범의 재현이다. Reuinion! 은 그래서 브루스 포먼만의 앨범이 아니고, 베이시스트인 존 클레이튼, John Clayton과 드러머인 제프 해밀턴, Jeff Hamilton의 공동 작품인 것이다. 그리고 이 세명의 뮤지션들의 멘토들이었던 1957년 The Poll Winners 앨범의 세명의 뮤지션, 기타에 바니 카셀, Barney Kessel, 베이스에 레이 브라운, Ray Brown, 드럼에 쉘리 맨, Shelly Manne, 이들의 악기를 사용하여 Reunion! 앨범을 녹음하고 투어를 다녔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악기만을 빌려서 사용한 것이 아니다. 기타리스트의 입장에서 기타 트리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브루스 포먼의 연주는 특히나 더 그의 멘토인 바니 카셀의 스타일을 너무나 잘 재현하고 있다. 그것은 단지 재현을 넘어서 이미 오랜 세월 동안 멘토의 스타일을 자기 것으로 체화시킨 듯한 사운드이다.
전체적인 음반의 분위기는 미디엄 템포의 스윙-비밥 스타일이다. 내가 USC를 다니던 시절에 브루스가 리드하던 그룹인 Cow-Bop(카우보이 스타일 비밥밴드)의 사운드도 당연히 이곳저곳에 묻어있지만, 좀 더 확실히 Poll-Winners 앨범들의 사운드를 고증하고 있다. 그의 라이브나 다른 앨범들을 많이 듣고 익숙하다면 당연히 알고 있을 그의 재치 있고 장난기 많은 플레이들이 이 앨범에서는 자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마도 편곡 등의 모든 음악적 선택에서 Poll-Winners의 스타일을 고증하기로 결정을 내린 듯하다.
Rope-a-Dope. 무하마드 알리의 전술. 권투에서 로프에 기댄 채 상대방의 공격을 타격 없이 받아내면서 체력을 비축하고 상대방은 효과 없는 공격에 집중하게 하여 상대방의 체력을 깎아먹는 전술이다. 권투 용어를 사용한 제목을 넣다니 브루스 답다. 아마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Million Dollar Baby의 OST, Blue Morgan을 작곡하고 연주한 것이 아직도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Poll-Winners가 선택했을 법한 스타일의 편곡과 캐치하고 리드믹 한 멜로디에 이은 브루스의 솔로는 자신만의 색깔이 당연히 살아있으면서도 그의 멘토인 바니 카셀의 악기 영향을 넘어선 기타 톤은 마치 숨겨진 바니 카셀의 앨범을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Green Dolphin Street. 다른 트랙들은 직접 들어보시면서 Reunion! 의 사운드를 만끽하셔도 될듯하지만 이 곡만큼은 설명을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유일하게 그들의 멘토들도 연주한 곡이기 때문이다. Reunion! 의 선택은 역시 고증에 집중하였다. Poll-Winners 앨범과 비슷한 빠른 템포를 선택했다. 그리고 드디어 멜로디의 편곡에서 브루스의 Cow-Bop 스타일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듣자마자 아, 이거 브루스 앨범이지 하고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그런 트랙이다.
리치 하트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바니 카셀 사운드의 특징을 생각나게 하는 이번 글이었다. 선생님은 바니 카셀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그리고 크게 기타를 친다고 하였다. 녹음된 사운드로는 그게 어떤 건지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Reunion! 에서 브루스의 연주는 확실히 바니 카셀의 그 거침없이 뿜어내는 기타의 강렬한 사운드가 전해지는 그러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