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다림질이 필요한 우리들.
“나를 위로하려는 얼굴도 아니었고,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빈말을 할 때의 얼굴도 아니었다. 웃을 때조차도 상대방을 의식하는 어른들의 얼굴도 아니었다. 한지의 얼굴은 그저 자연스럽게 풀려 있었다.”
- [쇼코의 미소] _ < 한지와 영주> 中
영주는 한지의 얼굴을 저렇게 묘사했다. 자연스럽게 풀려 있는 얼굴이라고.
자연스럽게 얼굴이 풀려 있는 사람.
살면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나. 어린아이들 얼굴 외엔 딱 떠오르는 얼굴이 없다.
모두 조금씩 구겨진 채 사는 것 같다. 모두 다 조금씩, 각자가 살면서 만들어 온 삶의 무게들이 얼굴에 내려앉아 있음을 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지 못할 때 스스로를 미워하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 미움의 화살을 다른 이들에게 돌린 채 그들을 미워하는 방식으로 푸는 사람. 불안과 걱정과 자조가 늘 얼굴에 묻어 있는 사람, 시기와 원망, 습관적인 상대방에 대한 하대가 묻어 있는 사람.
조금씩 꼬여있고 뒤틀리고 비틀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 뒤틀린 걸 푸는 방식이 ‘그 사람’인 것 같다.
마음의 주름과 구김은 세상을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어떤 것일 테지만 그걸 잘 다려주는 일 또한 필요하다.
너무 구겨진 채로 있지 않도록, 너무 못나게 뒤틀려 있지 않도록.
때로 잘 다려진 주름은 그 자체로 멋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내 안에 있는 인생의 주름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