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의 속삭임

큰 바위가 빚어낸 조각들

by 글나라


발밑으로 작은 돌멩이가 살며시 들어와

무심코 신발에 툭 걸린다.

아무렇지않게 가던 길 따라 걸어가는

등뒤로 나지막한 속삭임이 들려온다.


돌멩이는 억울하다.

돌멩이도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누군가의 발에 의해,

누군가의 손으로부터 옮겨져 왔다.


돌멩이도 한때는

크게 빛나는 바위였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쏟아지는 조명 아래 빛나 보기도 했었다.

그때는 무대 조명 아래가 돌멩이

제 집인 줄 알았다.


어느 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시끄러운 기계들이 흔들리며 온몸을 감싼다.

한차례 폭풍우가 몰아치고

번쩍이는 번갯불에 몸을 데인 듯,

큰 바위는 작은 알갱이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빵빵거리며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

웃고 떠드는 사람들 소리,

돌멩이는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떤 날은

짓궂은 사내아이의 축구공이 되어

하늘을 나른다.


또 어떤 날은

아장아장 걸어오는 아기의 손으로

들어가 널뛰기도 해 본다.


돌멩이는 낯선 작은 알갱이에게 속삭인다.

나도 한때는 빛나는 큰 바위였어...


돌멩이의 목메인 낮은 속삭임은

새들의 날개를 타고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