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계획이 있니?

_스스로 살아내기

by 구르뮈

우리 집 아들의 엄마 의존도는 어마어마하다.

교과서 위주로 시험공부를 하라고 했더니 딱 교과서만 보고 시험을 치러 간 아이.

프린트해둔 기출문제는 정말 손도 대지 않은 아이.

결국 수학과 영어 시험을 망친 아이.


그 교과서도 정말 열심히 본 건 맞을까?


예전엔 교과서만 봐도 시험을 잘 쳤었다.

예상 문제집이랄 것도 달리 없었으니까.

요즘은 불가능인가 보다.


나는 그 점수에 만족을 못하겠고 이리 매일 속이 상한다.

아들은 속이 상하지 않다고 한다.


결국

"너 지금 방에 들어가서 네가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구체적으로 좀 적어봐."

그러나 역시

"싫은데..!!"


당당하다. 자존감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키워놨다.


그런데...

이러는 나는 계획이 있나?

벌써 12월이고 올해도 13일 남았다.


매년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를 사고 있지만,

그 다이어리도 다 꽉꽉 채우지 못한다.


그러면서 누구더러 계획을 써오래.


스스로 살아내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

의존하는 삶은 끝까지 의존을 해야 한다.

나는 결국 스스로 잘 살아내지 못했고, 부모님의 그늘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아들은 그렇게 살지 말았으면 좋겠다.

소소한 계획부터 소소하지 않은 계획까지 모두 스스로 그렇게 자신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저 부모는 자신의 인생을 거들어주는 존재로만.


나도 쉽지 않은 일인데 아들도 쉽지는 않겠지.

그럼 나랑 너랑 같이 하자.

지금까지 들어가 있던 그늘에서 좀 나오자.


지금이 제일 좋은 시기 아닌가?

연말연시.

누구나 신년 계획을 세우는 시기....^^


- 이제 조금 멋있어지고 싶은 마흔 중반 구르뮈의 주전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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