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아홉 살 터울입니다.
아들은 2012년 내 나이 서른둘에 낳았다.
딸은 2021년 내 나이 마흔하나에 낳았다.
둘은 아홉 살 터울이다.
"어머 아홉 살 터울이면 안 싸우겠다."
"어머 오빠가 동생 많이 예뻐하죠?"
이 두 문장을 지금까지 제일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답은
"아니요, 둘이 싸워요. 일방적이긴 하지만요."
"예뻐하긴 하는데, 자꾸 괴롭히기도 해요."
첫째 아들은 엄마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은 우리 집엔 적용이 되는 말이다. 사랑은 많은데 다정다감하지 않는 첫째. 동생이 귀엽긴 하지만 아홉 살이나 어린 동생의 장난을 받아 줄 수 없는 첫째. 사춘기라 그렇겠지? 스스로 이해해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지금도 동생을 좀 봐 달라고 하면 매번 장난치기 바쁘고. 외동 기간이 길어서 그런가 나이 터울이 이렇게 있는데도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은근슬쩍 동생에게 해코지도 한다. 이건 정말 뭐라 할 수 없는... 한심의 경지다.
첫째가 속 정은 깊은데, 늘 겉으로는 툭툭, 딱 경상도 상남자다.
그래서 자주 첫째가 혼이 난다. 어린 동생에게 그러고 싶냐는. 첫째를 혼내면서 그냥 있을 수 없서 둘째도 나무라기는 한다. 하지만 이해를 바라는 쪽은 늘 첫째가 된다. '널 혼내기 위해서 동생을 낳은 것은 아닌데. 조금만 오빠스러우면 안 되겠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첫째를 혼내기 위해서 둘째를 낳지 않았다.
둘째도 아홉 살이나 많은 오빠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덩치도 아빠랑 비슷한 오빠인데 오빠는 오빠다. 까불고 덤비고 하나도 지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울고 떼까지 쓰니 오빠 입장에서 보면 넌 정말 짜증덩어리야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기가 필요한 게 있으면 오빠에게 달려가 애교를 부리니 짜증덩어리 여우다.
짜증덩어리 애교 여우와 정 많은 울컥 곰이 만나니 매일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둘째를 낳을 땐 정말 상상도 하지 않았다. 아홉 살 터울 아이들은 절대 싸우지 않고 서로 챙겨주면서 다정다감하게 잘 지낼 것이라는 기대만 있었지.
아홉 살 터울 남매도 그냥 흔남 남매다.
남매는 그냥 남매다.
금요일 연재.
초보작가의 초보가 아닌 초보육아일기.
아이 둘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구르뮈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