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으면 어쩌라고!

_나에게 쓰는 편지

by 구르뮈

왜 나는 일을 더 찾아서 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어.


어제도 출근해서 하루 종일 바빴거든.


내 업무는 놀겠다고 작정하면 하루 종일도 놀 다가 집에 올 수 있어.


딱 하라고 하는 일만 하면 되니까.


뭔가를 더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왜 난 더 일을 찾아서 했을까.


아주 곰곰이 생각을 해 봤더니.


그 일이 재미있어서가 아닌가 싶어.


이제 생기는 미술관 홍보 파트를 담당하고 있어.


운영에 관한 대략적일도 함께.


기간제라서 온전히 내 담당은 아니지만 전적으로 하는 일이 몇 가지가 있어.


그 몇 가지도 그냥 대충 하면 되는데, 그 대충이라는 것이 안 되는 이유가 재미있는 거였어.


나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는 거지.


내가 열심히 해도 아무런 혜택이 없어.


내 공으로 돌아오는 것이 하나도 없어. 다 내 담당자의 공으로 돌아가는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재미있는 거지.


뭔가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면서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것이 재미있는 거지.


재미있는 건 나 자신도 못 말려.


누가 새벽에 일어나서 이렇게 글을 쓰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쓰고 있는 것처럼.


잠도 안 자가면서 새벽 두 시까지 게임에 몰두하는 아들처럼.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거야.


이제 계약 기간이 한 달 남았는데.


아쉽지만 그 재미있는 일에서 정을 좀 떼야겠어.


그리고 다른 기회가 또 나에게 찾아오길 바라야겠어.


올 거야. 그 기회. 그러니까 너무 낙심하지 마.


잘했고 잘 버텨내고 있고 잘 즐기고 있어.


오늘도 수고하자! 그래도 조금만 즐기자!


구르뮈에게

구르뮈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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