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넷_그래요 나는 딸이에요
엄마, 나 차 사주면 안 돼?
엄마, 나 독립해서 혼자 살고 싶은데!!
아니, 이 말에 대답이 왜
"니는 딸이잖아!"
가 나오는 것인가???!!!
남동생 제대 후 바로 차를 사줬다.
남동생 제대 후 바로 학교 앞에 방을 구해줬다.
스무 살에 운전면허를 따고 차가 너무 가지고 싶었다.
누구나 그렇듯 운전면허가 나왔을 때, 운전이 제일 하고 싶다. 그땐 길에 다니는 차만 눈에 보이고,
'이 차 예쁜데!', '저 차 괜찮다. 저 정도는 내가 몰 수 있겠는데!' 하며 차를 운전하는 싱싱을 한다.
선글라스를 끼고 귀엽고 깜찍한 내 차를 몰고 달리는 모습.
스무 살, 부모님의 능력이 아니면 쉽게 차를 살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러니 부탁을 할 수밖에.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정류장엔 학교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없었다. 그래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가거나, 아니면 10여분을 걸어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는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었다.
통학이 힘들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답은 '니는 딸이라서 위험해서 안 된다'였다.
그런데 남동생은 아들이라 안 위험한가?
나는 그렇게 꾸역꾸역 학교를 다니면서 이제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남동생은 군 제대하자마자 차를 사준다. 것도 학교 앞에 자취하는 아들에게는 차를 사준다.
'와... 블라블라블라..... 와....'
속으로 오만가지 욕을 다했지만 딱 한마디 했다.
'나는 버스 두 번 타고 다녀도 안 사주더니.' 그렇다. 당연히 돌아오는 답은 '니는 딸이잖아!'
남동생은 학교까지 걸어서 10여분. 그래도 캠퍼스가 넓다고 차를 가지고 학교를 가네. 정말 부럽다.
우리 학교도 엄청 넓은데...
남동생에게 차를 사준 이유가, 남동생 학교가 너무 후미진 곳에 있어서 한 번씩 내가 있는 곳에 오려면 차가 있어야 한다였다. 내가 있는 곳까지 버스로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차로는 30분 조금 넘으면 도착한다고. 우리 학교도 버스 타면 1시간 정도 걸리고 차로는 20분도 안 걸렸는데.. 하하하...
아... 이 무슨 논리인가?
나는 그때 고모집에 얹혀살고 있었는데, 자취방에 있는 게 편하지 고모집에 오는 게 편한가?
한 달에 한번 올까 말까 한데 그 이유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딸은 위험하고, 아들은 안 위험하겠지 그렇겠지. 그럴 거야.
여기서 나는 고모집.
그렇다 니는 딸이라서 혼자 사는 건 위험해서 안 된다. (남동생은 1년 기숙사 제대 후 원룸) 그래서 나는 방 세 칸 고모집에 한 칸을 차지하였다.
다행히 고모는 딸이 없어서 나를 그렇게 예뻐하셨다. 종종 용돈도 주셨고, 혼자 사는 것보다 덜 외로워 좋긴 했지만... 그래도 학교까지도 너무 멀었고,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고 싶었다.
아득하게 꾸며진 내 공간에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렇게 혼자 조용히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갖고 싶은 것들로 채워진 내 공간에 있어보지를 못했다.
결국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차도 없었고, 혼자 살아보지도 못했다.
니는 딸이잖아.
이 말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 드리면
너는 유리 속 화초라 귀해서 깨져서도 안 되고, 어디를 다쳐서도 안 돼. 넌 나의 귀한 딸이야.
에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토요일 연재.
딸, 엄마, 그리고 나로 살아가는 마흔다섯_구르뮈.
삶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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