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혼내는 오빠

아들이 딸을 키우려고 해요

by 구르뮈

애를 봐야지 뭐 하는 건데?


왜 나를 혼내는 거니?

내가 뭘 그리 잘못을 했지?


둘째를 덜 챙기는 나에게 첫째가 늘 하는 말이다.


둘째는 첫째에 비해 독립심이 강하다.

손잡고 다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혼자 자유롭고 싶어 한다.

그래서 종종 뒤에서 지켜보면서 따라다니는데, 그러다 다칠 뻔한 경우가 있었다.

그 찰나를 첫째는 참지 못한다. 나보다 더 빨리 달려가서 둘째의 손을 잡아 주거나, 안아 준다.

어찌나 소중한지.


첫째는 의존성이 강하고, 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늘 나의 손을 잡고 다녔고, 늘 물어보고 뭔가를 했었다.

성격이 그리 차이가 나니, 아이를 키우는 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 첫째가 둘째를 바라볼 땐 얼마나 불안 해할지를 안다.


나는 첫째가 둘째를 키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이 터울이 있어도 아들은 오빠일 뿐이지 둘째의 부모가 아니니까.

그런데 자꾸만 아들이 딸을 키우려고 한다.


내가 혼내도 되는데 본인이 혼을 내고,

내가 잡아줘도 되는데 자기가 가서 둘째 손을 먼저 잡아준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첫째가 K장남이 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게 나는 싫다.


그래서 엄마가 할 테니까 가만히 있어라는 소리를 자꾸만 하게 된다.

그럼 아들은 '엄마가 하지 않으니까 본인이 하는 게 아니냐'라고 되레 큰소리를 친다.

그래... 그렇다 치더라도 너는 가만히 있으라고.


아들은 오빠 역할까지만 했으면 좋겠다.

같이 놀아주고 돌봐주고 나중에 커서 가끔 용돈은 줄 수 있는 그런 오빠.


주변에서 종종 그런 말을 한다.


나중에 오빠가 둘째 등록금 내주고, 시집을 보내주면 되겠네.


아니 싫다.

아들은 아들 스스로 해나가고,

딸은 딸 스스로 해나가고.

그걸 돕는 역할은 우리가 해야 할 몫이다.


우린 아들에게 딱 오빠의 역할만 요구한다.

다른 건 우리가 할 테니까 너는 최대한 신경 쓰지 말라고.

둘째 다치지 않게 할 거고, 나중에 커서도 엄마 아빠가 뒷바라지할 테니 걱정 말라고.


오빠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오빠가 아빠가 되어서는 안 되니까.

비록 아홉 살 나이 터울이 있지만, 둘 다 사랑스러운 우리의 아이일 뿐이니까.



되레 우리에게 큰소리치는 첫째가 사랑스럽긴 하지만,

나는 K장남을 바라지는 않는다.






금요일 연재.

초보작가의 초보가 아닌 초보육아일기.

아이 둘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구르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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