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국자인가?

9년 만에 된 다둥이 엄마

by 구르뮈



첫째는 2012년 3월에 태어났다.

둘째는 2021년 5월에 태어났다.

첫째를 낳고, 둘째를 낳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첫째도 둘째도 모두 대학병원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이럴 수가!

신생아실에 아이의 수가 절반 그 이상 줄어있었다.


첫째 때는 태어나는 아기가 매일 있었다.

둘째 때는 태어나는 아이가 없는 날이 더 많았다.


첫째 때는 신생아 실에 아이를 만나러 가면 수많은 부모들이 우르르 밀려왔었다.

코로나 시절이 아니라서 수유실엔 산모들이 빙 둘러앉아서 모유수유를 했었다.

물론 산후조리원의 수도 지금보다 많았고,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인기 있는 조리원에 입소하기도 힘들었다. (이건 지금도 비슷한 것 같긴 하지만, 예전보다 조리원의 수가 줄었기에.)


둘째는 코로나 시기도 겹쳤고, 또 이른둥이라 수유실에 빙 둘러앉을 일이 없었긴 했지만, 태어나는 신생아 수만 봐도 아마 빙 둘러앉아서 수유하는 예전의 풍경은 없었을 것 같다. 많으면 2~3명 정도 앉아서 수유를 하지 않았을까?


졸지에 나는 애국자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 한 명을 더 낳았을 뿐인데,

다둥이엄마가 되었다.


내가 좋아서 아이를 하나 더 낳았을 뿐인데, 주변에서

"야, 니는 애국자다. 요새 같은 시국에 하나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늙어서 하나를 더 낳고. 대단하다 야."


이거 욕인지 칭찬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일단 받아들였다.


나는 애국자다. 하하하.


애국자에게 다둥이라는 명칭까지 주었다.

덕분에 올해 여러 번의 혜택을 받았다.


첫째가 중학교 입학하면서 다자녀지원금을 받았다.

3년 뒤엔 둘째 초등입학, 첫째 고등입학을 하면 올해 받은 두 배를 받게 된다.


지금 시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시청 주차비가 무료다.

일주차가 직원 할인 천 원으로 저렴하긴 하지만 것도 받지 않는다.

내가 다둥이 엄마라서.


미술관 입장료 할인을 받았다.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문화, 예술 공간에 입장하는 입장료 할인이 있다.

어떤 곳은 무료로 입장도 가능하다.


사실 이 혜택이라는 것이 무지 소박하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둘째는 내가 소망해서 낳은 내 아이다. 내가 좋아서 낳았는데 이런 혜택까지 주는 건 덤같은 느낌이라 나쁘지 않다. 안 해줘도 아무 말하지 않을 혜택을 거저 주는 것이니까.


애국을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지만,

현실을 보고 나니, 나라 걱정이 되긴 했다.


9년 동안 변한 출산율은 인구절벽을 부르긴 하겠다 싶었다.

이렇게 큰 대학병원에서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고작 일주일에 서너 명이 전부라니.

9년 전엔 하루에 태어나는 아이가 두서너 명은 되었던 것 같은데.


키즈카페 수도 확연히 줄어서 첫째 때는 다양한 곳에 데리고 갔었는데,

둘째는 데리고 갈만한 곳이 정해져 있거나, 멀리 다른 동네까지 가야 한다.


둘째를 낳지 않았다면 전혀 인식하지 못했을 것들.

둘째를 낳지 않았다면 전혀 받지 못했을 혜택들.


9년 만에 다둥이엄마가 된 나는 인구 절벽을 걱정하는 어설픈 애국자가 되었다.


내가 걱정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하겠냐 싶지만,

이런 글이라도 써서 누군가 마음이 변해 한 명이라도 더 낳는다면 좋지 않을까?


매일 내 눈에서, 둘째를 바랄 볼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하트를 보여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 하트가 아이 눈에서 반사가 되어, 다시 내게 돌아올 때 그 행복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내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는 순간이고,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되새기게 해주는 순간이다.


(첫째도 마찬가지입니다. 둘째만 좋아하는 것 아님..^^)






금요일 연재.

초보작가의 초보가 아닌 초보육아일기.

아이 둘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구르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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