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어서 똥기저귀 가는 거 아니다.

늦둥이 엄마 이야기

by 구르뮈

둘째를 갖게 다는 나에게 친구 중 한 명은 이렇게 말을 했다.


"나이 마흔 넘어서 똥기저귀 가는 거 아니다. 고마 접어라."


분명 T다.


고등학교 동창 중에 그나마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셋 있는데, 그중 나만 외동이었다.


한 명은 연년생.

한 명은 두 살 터울.

나머지 한 명은 다섯 살 터울.


이렇게 끝 일 줄 알았는데, 마지막 친구가 아이를 낳고 7년 뒤 내가 느닷없이 둘째를 낳겠다니 하는 말이었다.


친구들이 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고, 매년 한 명씩 아기를 낳았다.

7명의 아이가 다 한 살 차이었다.

그런데 뚝 떨어져 우리 딸이 막내둥이랑 7살 차이.


다섯 살 터울로 아이를 낳은 친구는 괜찮다며 나이 터울 있는 것도 좋다며 낳으라고 응원했고,

연년생을 낳은 친구는 본인도 셋째를 낳고 싶다며(얘는 재력 자랑이었다. 쳇!), 어린아이 안아본 지 오래되었다고 좋겠다, 부럽다 말했다.


그래그래...

마흔 넘어 똥기저귀를 갈든, 분유를 타든 내가 좋다면 하는 거지 뭐!! 안 그래?!


결국 낳기로 결심을 했던 것이다.


마흔 넘어서 똥기저귀 가는 일. 나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모두 같을 수 없다.

아이마다 기질이 다르고, 엄마의 성향도 다 다르다.

둘째는 순했고, 나는 체력이 조금 좋은 편이었다.


첫째는 젖병을 빨지 못했고, 분유를 소화시키지 못했다.

둘째는 모유도 잘 먹고, 분유도 잘 먹었다.

젖병도 적당히 씻었고, 모유도 적당히 먹일 만큼 나와서 수유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유식도 둘째는 가리지 않았다.

냉장고 들어있다 나온 음식을 못 먹는 첫째와는 달리, 배달 이유식도 잘 먹고 가리지 않았다.


봐서 알겠지만, 오히려 난 첫째가 더 힘들었다.


아이 둘 다 피부는 타고났는지 기저귀 발진 같은 것은 없었고,

똥기저귀 가는 거?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둘 다 밤잠은 기똥차게 잘 잤다. 대신 낮잠을 잘 자지 않았다. (요건 좀 힘들었다... 또르르)


작게 태어 난 아이가, 잘 큰다고.

아이가 쑥쑥 자라면서 안아주기엔 힘이 첫째 때보다는 모자라다는 것을 알았다.

둘째도 첫째만큼 발육이 좋아서, 영유아검사에서 항상 상위 90 이상의 체중을 유지하였다.

덕분에 둘째는 첫째보다 더 빨리 걸었고, 체력도 더 좋다.


"엄마 허리가 아파서 안아줄 수가 없어. 미안해... 저~~~기 까지 걸어가면 엄마가 한번 안아줄게."


아이가 크면, 클수록 나도 나이가 들어가기에 체력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덕분에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고, 건강도 더 챙긴다.

둘째를 늦게까지 키워야 하기에 몸과 정신의 건강에 더 신경을 쓴다.

덕분에 나름 젊어지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사람들이 나를 나이보다 어리게 본다.


이제 41살은 아이를 낳아도 충분히 키울 수는 있는 나이다.


지레 겁을 먹고 낳지 않았다면 나는 어땠을까?

지금 나에게 주어진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이가 둘 있는 엄마라서 참 행복하다.

그리고 딸과 아들을 다 키워 볼 수 있는 엄마라서 축복이다.

아이들의 태명은 축복과 행복이었다.


정말 나에겐 두 아이가 축복과 행복이다.








금요일 연재.

초보작가의 초보가 아닌 초보육아일기.

아이 둘은 처음이라.

두근두근, 구르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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