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게 산다.
아침 다섯 시 알람이 울린다. 것도 아주 조용한 멜로디의 알람이.
그 작은 멜로디 소리에도 그녀는 일어날 수 있었다.
잠귀가 무척 밝았다. 그렇게 그녀의 아침이 시작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오전 5시.
누군가는 분명 새벽이라 말한다. 그런데 그녀에게 그 시간은 아침이다.
새벽과 아침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늘 일어나는 시간이 이제 아침 같았다.
졸린 눈으로 양치를 시작했다. 구석구석 양치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잠이 깬다.
그리고는 노트북을 들고 식탁에 앉았다.
어둡고 고요한 이른 아침의 새벽.
그녀가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
SNS 친구들과 수다가 시작된다.
잠들지 않은 사람들, 혹은 잠을 깬 사람들.
그 사람들과의 삶의 이야기에 찐하게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매일 남기는 그녀의 기록.
일기보다는 생각을 잡아두는 글쓰기라고 하자.
새벽, 고요의 이른 아침을 글로 시작하면 그녀는 그 하루가 즐겁다.
그렇게 짧은 행복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시간은 어느덧 여섯 시를 넘긴다.
이제 여유로운 아침은 끝이 났다.
저녁 퇴근 후엔 운동할 시간 따윈 없다.
이제부터 그녀는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이 된다. 시와 분의 싸움이 시작 된다.
30분 홈트 시간. 근력유산소를 시작해 보자.
공복 유산소는 살이 빠진단다. 결코 빠지지 않는 살임을 이미 알지만, 운동을 잘라 낼 수는 없다.
그녀에게는 생존 운동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가 더 피곤함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30분. 땀을 뻘뻘 흘리며, 잦은 호흡을 내뱉는 순간은
몸의 나쁜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땀으로 젖은 몸으로 7시 20분까지 아침 식사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주로 주먹밥이나 볶음밥, 간단한 샌드위치.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가 아침식사가 된다.
첫째를 깨우고, 그녀는 씻으러 간다.
색조 화장 따위는 사치다. 밑화장도 겨우 하는데.
후딱 씻고, 출근 준비를 마치고 둘째를 깨운다.
자고 있는 둘째의 다리를 주물러 주면서 은근슬쩍 원복으로 갈아입힌다.
그리고 번쩍 안아 올려 양치를 시키고, 세수로 잠을 깨운다.
아침밥을 먹이면서 머리를 묶어주고 나면 모든 준비는 완료된다.
그 시간에는 출발해야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다.
하나는 중학교, 하나는 중학교 앞 유치원. 두 아이를 모두 데려다 준다.
운 좋게 두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이 좁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출근 길에 아이들 데려다 주는 동선이 짧은 것만큼 운이 좋은 일이 없다.
그렇게 정신없는 네 시간을 보내고 나면 9시.
그녀는 어느덧, 회자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휴.. 하고 숨을 쉬고 나면, 눈 앞이 해야 할 일이 펼쳐져 있다.
일이 밀리고 채이면 하루 종일 바쁘다.
쉴 틈도 생각할 겨를도 없다.
하루 종일 모니터만 들여다보다가 노안이 올 판이다.
아니 노안은 왔지. 끝없는 마우스 질에 손목이 나갈 지경이다.
사무실에 앉아서도 단순 노동을 할 수 있다.
아니 다시 출근이다.
저녁도 아침만큼 바쁘다.
도착과 동시에 저녁식사 준비, 식사 마치면서 둘째와 같이 씻기.
씻고 나오면 밥 먹고 난 뒷 정리.
9시엔 둘째와 그림책 읽기가 항상 예약 되어 있다.
그렇게 그녀의 하루는 글로 시작해서 글로 끝이 난다.
결코 그녀만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닐것이다.
하루 종일 시간만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모든 직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매주 수요일 발행.
소설 같은 에세이. 에세이 같은 소설.
그림 같은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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