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러 갑니다.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

by 구르뮈


호스피스 병동은

삶의 마지막 단계 있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다.


벌써 1년, 오늘은 그녀가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로 지원하고

일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되는 날이다.

일 년 동안 많은 환자들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이곳의 만남은 늘 헤어짐이 약속되어 있는 만남이다.


어젯밤은 어떠셨어요?


매일 아침 그녀는 병실을 돌아보며 살갑게 환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녀의 얼굴이 환자가 본 마지막 얼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환한 미소를 띠지 않을 수 없다.


간호사님 덕분에 좋았어. 고마워.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늘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그런 인사를 받을 때면 속으로 ‘제가 더 고마운걸요’라고 대답한다.


정말 제가 더 고마운 걸요.


그녀가 호스피스 병동으로 지원한 이유는 살아내기 위해서였다.

너무 죽고 싶었던 날, <네가 너무 죽고 싶은 그 하루는

누군가에는 너무 살고 싶은 하루>라는 글을 읽었다.

그리고 죽음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보고 싶어졌다.


정말 내 하루가 필요한 사람들일까?


그녀는 죽음을 보면서 살러 간다. 그녀의 하루를 나눠주러 간다.

삶의 마지막에 있는 사람들은 초연하다.

초연하게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다. 자신의 마지막을 알지만 곧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내일은 병원밖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늘 희망을 말한다.

나는 언제 죽나 언제 죽나 그렇게 세월을 보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는 언제 사나 언제 사나 그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루를 산다.

주어진 그 하루를 사는 것이다.

그런 그녀도 그 하루를 살고 또 그녀의 하루를 주러 간다.


오늘도 나는 죽음을 보고 살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으로 출근을 합니다.






매주 수요일 발행.

소설 같은 에세이. 에세이 같은 소설.

그림 같은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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