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삼키는 삶

달달한 네가 필요해.

by 구르뮈



매일매일을 꾸역꾸역 삼키고 있다.

소화되지 않은 오늘을 먹어내고,

다시 내일을 삼키기 위해 잠에 들어야 했다.


그렇게 살아야 했다.

삶은 그녀에게 달콤한 디저트 같은 것이 아니었다.

맛있게 차려진 밥상은 더더욱 아니었다.

씹어 삼키기 힘겨운 딱딱하게 굳은 빵 같은 존재였다.

입에 넣으면 곧 뱉고 싶어지는 그런 빵 같은 존재.

그래도 먹어내야 했다. 꾸역꾸역.


그렇게 맛없는 삶을 겨우겨우 살아내던 그녀에게 달콤한 디저트가 도착했다.


안녕

어... 안녕

이렇게 만나다니, 반갑다!

그러게 이렇게도 만나지네.


그와 나눌 수 있는 짧은 인사였다. 벌써 5년이나 흘렀다. 새내기 설렘 가득한 그때, 그와 그녀는 대학 입학 동기였다. 그는 1학년이 끝나고 바로 유학을 갔었다. 그러고는 만날 수 없었다. 그런 그를 특별할 것 없이 겨우겨우 살아가는, 핏기라곤 하나 없는 얼굴을 한 채 살아가는 이 시점에 왜 여기서.


회의 내내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엔 그만 보였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퇴근하는 길.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일 퇴근 후 만날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내 소식이 많이 궁금했다는 것이었다.

순간 그녀의 눈에 설렘이 가득해졌다. 달달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 씹어 삼키기 힘들었던 하루가 말랑해지는 순간이었다. 퍽퍽했던 삶에 사람이 들어왔을 뿐인데, 사람이 설렘이 들어왔을 뿐인데... 그날 밤은 달았다. 달달한 하루였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삶에 들어오면 그 삶이 달콤해지기도 한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삶에 들어가면 반대로 그 삶이 퍽퍽해지기도 한다.

꾸역꾸역 삼키듯 살아가는 삶이 퍽퍽해지는 것도 사람으로, 달달해지는 것도 사람으로 달라질 수 있다.


딱딱한 그녀의 삶이 말랑해지는 순간.

그녀에겐 그가 필요하다.


달달한 네가 필요해.









매주 수요일 발행.

소설 같은 에세이. 에세이 같은 소설.

그림 같은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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