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 안

막차

by 구르뮈

그녀는 마지막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다.


소란했던 술자리에서 벗어나,

겨우 막차를 탔다.


술을 먹기 위해서 밥을 먹지 않는 사람들.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술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술을 몸속으로 들이부었다.

그 표현대신 들어갈 어떤 표현이 존재하지 않을 만큼 딱.

들이부었다.


그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겨우 존재하는 음식 조각들을 입으로 넣었다.

그래서 그녀는 회식 후 늘 허기진 채로 마지막 버스를 탔다.


헛헛했다.


가방을 안을 주섬주섬 뒤져 이어폰을 찾았다.

이어폰에서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나오자

드디어, 빈속이 좀 채워지는 것 같았다.


물끄러미 내다보는 창밖으로,

지나치는 상점의 불빛들이 뿌옇게 보였다.

선명하지 않고 뿌옇게...

그렇게 멍하게, 그렇게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버스 안, 사람들의 모습도 뿌옇게 보였다.

생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보습이 뿌옇게 보였다.

모든 생기를 어디에다 두고 왔을까. 어디에다 다 써버리고 왔을까.


오늘을 치열하게 보냈을 것이다.

사람들 사이, 그 틈 속에서, 틈 있어 보이지 않으려고, 틈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아주 치열했을 것이다.


축 처진, 지친, 어깨들.


마지막 버스 안에 탄 사람들의 어깨는 축 처져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깨도 그들 사이에 섞여 있음을 알았다.


하루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 어깨들 사이로, 자신의 어깨를 기울이고 있었다.

사람들 사이에 섞인 어깨가 서로 닿지 않아도,

서로 위로해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창밖에 뿌옇게 보이는 불빛들도 서로를 위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애잔하다. 서글프다.


조용한 마지막 버스 안,

마음도 어느 틈엔가 조용히 가라앉았다.


버스는 말없이 어두워진 길을 조용히 달려가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마치 내일은 조금 괜찮을 거라는 듯.


그렇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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