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폭우

백의 열기 중 하나의 냉기는 우리를 살게 한다.

by 구르뮈

어젯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몇 날 며칠 뜨거운 열기에 힘들었다는 듯이 하늘은 자신이 흘릴 수 있는 모든 눈물을 몰아서 쏟아냈다.

'엉엉' 울음소리도 들리고, '번쩍' 눈물이 빛을 내기도 했었다.


연일 35도 이상의 기온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덥다 덥다'하며 냉방기를 틀었다.

태양의 열기에 냉방기의 열기를 더해, 하늘을 더 힘들게 만들었다.

눈물이 나는 게 어쩜 당연한 일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뜨거운 열기를 끌어안고 '끙끙' 얼마나...

힘겨운 소리를 내며 모조리 쏟아낸 눈물 덕분에 오늘 아침 하늘은 조금 괜찮아 보였다.


바람이 선선했다.

하늘도 깨끗했다.


창문에 빗방울은 채 마르지 않았지만, 하늘은 선명히 말라있었다.

그녀는 창을 활짝 열어 보았다.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멀리 밀려오는 구름에는 여전히 비가 있는 듯 보였지만, 어젯밤 구름보다는 덜 무직해 보였다.

그러니 이제 조금 살만한 바람을 살짝 불어주는 것이 아닐까.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내내 더울 수는 없다.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 수는 없다.

한 여름밤, 고된 열기 속의 갑작스러운 폭우가 살짝 숨통을 틔우 듯.

숨이 턱턱 막히는 어느 날은 폭우 같은 눈물을 왈칵 쏟아내야 한다.


그녀는 종종 내리는, 봄비 같은 눈물을 훔치던 계절을 지나,

푹푹 찌는 더위도 꾹꾹 눌러 참아 낼 수 있는, 그 계절 어디쯤에 도착해 있다.


‘후.... 어쩜 이리도 푹푹 찌는 일생일까?’


한숨이 절로 나는 어느 날은 어젯밤의 폭우처럼 왈칵 눈물을 쏟아내고 만다.

그러고 나면 오늘 아침처럼 불어주는 냉기 가득한 바람에 또 숨을 쉬었다.


여전히 조금 남아있는 비구름은 존재하지만, 그 정도의 비구름은 또 짊어지고 살아 갈 수 있었다.


백의 열기 중 하나의 냉기.

그것이 인생을 살아낼 수 있는 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채 마르지 않은 창문의 물기와 함께 깨끗해진 하늘, 그리고 조금 가벼워진 먹구름이 더해진 아침.

살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그녀는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비록 늘 같은 일상의 푹푹 찌는 열기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오늘은 살짝 다른 냉기가 도는 열기 일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그렇게 조금 시원하게 시작해 보는 아침이다.


"시원한 바람이 이렇게 좋을 수가! 오랜만이다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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