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by gulogulo

어떤 분이 ’ 아이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이라는 제목으로.. “너는 왜 태어나서 나를 괴롭게 하니??”라는 말을 올리신 걸 보고..


저는 저 말의 여러 결과물 중 한 가지 가능성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라는 기분으로 이 글을 씁니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현재로서는 ‘굉장히’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좋다고 느끼지만.. 이겨내는 건 꽤 힘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가장 대표성을 띄는 일은 이거였어요.

이 기억을 공유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을 때, 어머니랑 저랑, 여동생만 집에 있을 때였습니다.


아마도 아버지가 매번 혼자 골프를 치러 나가는 상황에 어머니는 불안과 억울함 등이 쌓여있었을 거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를 빌려오라고 하셔서 하나를 빌려왔어요.


가게 주인이 추천해 준 ‘고교생 관람가’의 영화였지요. 재밌어 보여서 가져왔고, 어머니와 나, 그리고 여동생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약간 야한 장면이 나왔어요. 어머니는 굉장히 화를 내시며 비디오를 꺼버리곤, 빨래를 하러 가면서 나에게 말했습니다. “인간 같지도 않은 개새끼”


그 말은 나에게 굉장히 깊게 박혔습니다.

지금도 떠올리면 참 슬퍼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기억은 이제,

‘어떻게 하면 데는지’

를 알게 된 흉터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그 악의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만 했어요.


그래야 내 존재의 타당성을 증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 후에도, 그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의 악의 뒤에 있는 연약함을 보는 법을 독학했고.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말했듯 어머님과의 관계는 지금 정말로 좋아요. 겉보기만이 아니라.. 이제 정말 ‘이해’하니까.


그리고 이런 시각과 능력을 가지게 된 게 스스로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괴로움 속에 허우덕대지만.. 역설적으로, 사실 세상은 따듯하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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