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총기 소지가 가능해지면 나라가 난리 날 거야.”
종종 농담처럼 오가는 말이지만,
나는 이 말에 약간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사회가 아직까지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잘 사는 것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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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냐면—
우리 사회엔 삶의 안정,
특히 나와 가족의 안전하고 평온한 삶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특성이 짙다.
그래서 이 안정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을 가급적 만들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시비가 붙었을 때,
그 일이 커져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되거나,
형사 사건이나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내 삶, 내 가족의 삶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한다.
어떻게 보면 그건 이기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다.
하지만 반대로,
그게 한국 사회의 빠른 성장과 비교적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낸 원동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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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게 한계점에 다다를 때다.
그 집착이 너무 강하면,
불의를 눈감게 되고,
비리를 외면하게 되며,
정의는 뒤로 밀려나고,
결국 ‘내가 사는 데만 집중하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요즘의 한국 사회를 보면,
그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있는 조짐이 보인다.
그리고 그게 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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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물고기들은
자신들이 사는 물이 언제나 깨끗할 거라 믿는다.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똥물이 얼마나 탁해졌는지는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은 결국 다 이어져 있다.
넘치면 섞이고,
섞이면 결국 다 같이 마시게 된다.
큰 물고기들이 그 오염마저 외면한다면
결국은 자신들만의 작은 어항 속,
아무리 맑은 물이더라도 텅 빈 세계에 갇히게 될 것이다.
상상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알고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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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임금을 더 요구하면
“못 사는 나라의 노동자를 수입해서 쓰면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미 그때부터 느꼈다.
참 못난 인간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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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근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모든 분들의
깊은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