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지쳐가는 진짜 이유

뇌가 감당할 수 없는 관계의 시대

by gulogulo

던바의 수라는 이론이 있다.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면, 인간의 뇌는 150명 이하의 그룹하고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최적화되어있다는 내용이다.


관계를 맺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점차 가족-친구-지인-얼굴은 아는 사람-그들. 이런 식으로 인지가 변한다는 이야기다.


즉. 인간은 관계를 맺는 존재의 수가 늘어나면,

점차 해당 정보를 뭉뚱그려서 처리하기 시작하며 개인이 아닌 ‘그들’로 보기 시작한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이 한계를 가진 인간은 어떻게 더 큰 집단을 이루었을까?


인류학에서는 이 한계를 넘기 위한 장치로 ‘신의 개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전혀 모르는 그룹과 첫 조우에서도 같은 신. 같은 질서와 도덕적 가치관을 믿는다는 전제하에 초면부터 신뢰행동을 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신의 개념에는 한계도 있었다.

서로 다른 신을 믿는 그룹은 즉시 적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한계를 메우기 위해, 보다 보편적인 장치가 등장했다.

바로 법률과 도덕이다.


근대까지 대부분의 인간은 던바의 수를 크게 넘는 관계를 실제로 맺을 일이 거의 없었다.

외지인의 소문은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은 실제 관계가 아니라 ‘전해 들은 정보’에 불과했다.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바운더리가 유지될 수 있던 게 아닐까?


현대사회로 들어오며, 네트워크와 sns의 등장으로 인류는 새로운 규모의 관계를 맞이하게 되었다.


Sns 속의, 네트워크 속의 인간들은 우리 뇌에 이전보다 더 실제 하는 관계 비슷한 부하를 건다.


그들의 서사에 대해선 모르는 상태로 그들의 일부 행동에 대해서 판별해야 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뇌가 초과된 용량만큼을 ‘그들’로 칭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모두 이렇고 저렇고.


문제는 거기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그런 관계의 밀도는 더 촘촘해지고, 숫자도 더 커질 것이다.


과연 우리 뇌의 허용 처리용량을 아득히 넘은 ‘관계’는 우리를 어떻게 반응하게 만들까?


일각에선, 앞으로의 사회관계에서 ai가 인간들 사이의 완충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마도 그 형식은 우리의 뇌가 ‘그들’로 뭉뚱그려버리는 대상의 정보와 서사를 선 경험하고. 그들이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인가. 심지어 같은 사람 인가까지 이야기해 주는 역할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


한편으로는 일부 가까운 지인을 제외한 사회적 관계에 대한 판단은 인간 스스로가 하지 않게 되는 좀 무서울 수도 있는 세상이 될 것이고,


다른 면으로는 모두에게 더 공정하고 스트레스 덜 받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 역할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인류가 초기에 더 큰 집단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던 시기의 ‘신의개념’ 역할에 가깝다.


그리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선

마찬가지로 그 신뢰도와 권위 역시

‘신의개념’에 가까워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는 어떤 세상이 될까?


인류는 ai의 보조를 받는 더 큰 공동체가 될까?

아니면 커지는 연결에 피로를 느끼며 다시 부락 단위로 쪼개지게 될까?



어떤 방향이든,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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