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방의 팔자‘ 에 붙여

by gulogulo


좀 이전에 브런치에

’ 나방의 팔자‘라는 글을 올렸었습니다.


오늘 그 글을 sns에 올렸더니, 이웃 중 한 분이 “나방계의 방콕족인가 봐요” 하고 깔깔거리시길래 즉석에서 덧붙인 글이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곤 싸늘한 주검으로…


“나는 창공을 날 거야.”


나방돌이가 가느다란 틈 너머로 보이는 퍼런 빛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뭔 흰소리 다냐?”


엄마나방은 기가 찬다는 듯, 걱정스러운 더듬이를 나방돌이에게 향했다.


“난 저 파아란 빛이 너무 좋아.”


나방돌이는 하루 왠종일 집구석의 째진 틈 사이로 스며드는 퍼런 빛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이눔아… 나방은 밤빛에 달겨들어야 하능겨.

저 퍼런 비츤 널더러 뒈지라고 하는 거랑 말이다.”


엄마나방의 더듬이가 덜덜 떨렸다.


일주일이나 전에, 퍼렁 밤빛에 달겨들었다가

탄 내를 가득 풍기며 바닥으로 처박힌 남편이 떠오른 것이다.’



-나방의 팔자.


집 옥상에 만들어둔 흡연실에

손가락만 한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왔다.


나갈 길을 못 찾아

바람막이 비닐 앞에서

펄럭펄럭,

헛되이 날갯짓을 한다.


빗자루로 방향을 틀어주며

길을 안내해 줬는데,

이 가여운 존재는 그만

방한 비닐과 벽 사이 좁은 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거기서 죽으면… 그건 니 팔자다.”


신경을 끊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큰 이 녀석이

계속 펄떡거리는 소리를 낸다.

나갈 구멍을 찾아

자꾸만 부딪히는 소리.


듣다 보니 안쓰러워져서

비닐장갑을 끼고

조심히 잡아서

밖으로 빼줬다.


조금 날더니

이번엔 비닐과 바깥 벽 사이로

또 쏙 들어간다.


그 순간 다시 떠올랐다.


“이건 진짜… 니 팔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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