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어서 5000원
달팽이 : 여보~ 오늘 정원이랑 소풍 가기 전 마트에 들러 빵과 우유를 샀어요.
정원인 소보루와 꽈배기를 골랐는데, 그 옆에 6개 골라서 5500원. 이렇게 적혀있는 거예요...
자연스레 집에가면 아빠랑 지후 있으니 챙겨가지 뭐... 하면서 빵을 담아 6개를 채워가고 있었죠. 그런데 5개까지 담고 나니... 정원이가 그 상황을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엄마 너무 많아... 너무 무거워..." 이러면서 ^^;;
아차... 하는 생각에 정원이가 정말 먹고 싶어 하는 빵 두 개만 골라서 나왔어요. 조금만 방심하면 맥시멀로 나아가더라고요 ㅋㅋ 지하철을 타고, 둘이 신나 하며 중앙로를 갔어요 그리고 빵집에 가서 예쁜 유자 케이크 먹으면서 사진 찍기 놀이도 하고요 지하상가를 정원이랑 같이 구경하면서 이거 예쁘다~ 저거 예쁘다 하며 돌아다니기도 했어요~ 아이랑 데이트하는 느낌이 어찌나 좋은지 ^^ 정원이가 엄마에게 어울리는 귀걸이를 골라주기도 하고, 엄마에게 어울릴 것 같은 시계를 골라주기도 하더라고요 ^^
정원이에게 머리핀을 하나 사주려고 들어간 가게에서 또 나의 맥시멀이 등장했죠. 하나에 2000원, 세 개에 5000원이래요 자연스레 세 개를 고르고 정원이한테 뭐가 예쁜지 물어보았죠.
정원인 다 예쁘대요~~
다 사줘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요. 어차피 머리핀은 계속 쓰는데...
마음은 다 사주고 싶고 그게 나름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까 빵집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라고요. 고민하다가 정원이에게 제일 하고 싶은 거 하나를 계산하고 오라며 2000원을 손에 쥐어 주었어요 ^^ 세 개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머리핀을 골라서 머리에 꽂고 나서는 정원이를 보니 참 잘했다~ 싶었어요. 거북이 : 그렇죠... 아이가 봤을 땐 부모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갈 수 있겠네요. 정원이가 진정한 미니멀리즘을 가르쳐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