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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무솔 Aug 03. 2017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1

- 취업이라는 두 글자에 작아지는 당신에게 보냄. 쓸모 있음.


[프롤로그]




'1년 반, 18개월, 547일'

- 청년 백수로 지낸 시간


   대학시절 내내 정치, 사회, 법학을 공부하고 취미로 문사철을 들락거린 문돌이에게 취업은 막연한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언젠가 찾아올 것이지만 당장 나의 이야기는 아닌. 굳이 시간을 들여 걱정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고 할까. 그러나 그 이야기가 처절한 비극이며, 그 주인공이 나임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패기 좋게 던져버린 학사모가 떨어진 곳엔, 백수라는 두 글자가 놓여있었고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각종 통계에 '청년백수'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약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고시공부에 실패한 / 나이 많은 / 지방대 / 문돌이라는 나의 스펙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다. 노답이었다.


   첫 1년은 나쁘지 않았다. 대학원 준비와 취업을 병행한다는 핑계도 있었고, 생각보다 많은 곳에 서류도 합격했다. 그러나 거.기.까.지.



모든 일자리에 나를 위한 1자리가 없었다



   가장 기대가 컸던 곳에서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은 날. 나는 뭔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이렇게는 취업 못하겠구나'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그때부터, 진짜 취업준비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시도한 방법들을 전부 되돌아보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했다. 상대가 장난이 아니라는데, 나도 장난으로 대할 수는 없잖은가.


   나름대로 떨어진 이유를 분석해보고, 어떻게 하면 붙을지도 연구해보며 6개월을 보냈다. 국내 유수의 기업은 고사하고 보이는 모든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통과율은 작년만도 못했다. 아마 나이가 한 살 더 많아진 탓인 것 같았고, 나는 갈수록 위태위태해져 갔다.


   그러나 막다른 곳에선 생쥐의 마음으로, 고양이에게 이빨이라도 들이대야 하는 게 나의 운명이었다. 최고의 열심은 생존에서 발휘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며 입사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나를 좀 써달라고. 살고 싶다고 말하며 자기소개서를 써내려 갔다. 그리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취업이 되었다. 그것도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곳에 가고 싶었던 인사 직무로.


   이 글은 나와 같은 처지에서 헤매고 있는 문돌이들의, 문돌이들에 의한(?), 문돌이들을 위한 글이다. 나름의 취업 조언들을 담아, 나와 같은 시대를 헤쳐나가는 동지로서의 당신에게 건넨다. 당신이 경영을 제외한 문과계열의 학문을 전공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글은 편의상 서류 편과 면접 편으로 구분지어 볼 생각이다. 그럼,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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