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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무솔 Aug 03. 2017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2

- '취업준비' 준비하기

[서류편]



'취업준비' 준비하기 : 3가지 질문



Q1. 나는 정말로 '일'하고 싶은가?

- 스스로에게 묻기


  나는 고시 공부를 한답시고 약 2년간을 휴학하고 공부한 경험이 있다. 또한 졸업에 걸쳐 대학원 입시에도 2번 응시했다. 많은 문돌이들에게 이런 경험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인생의 자산은 될 수 있어도 취업시장에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당신이 취업을 준비한다고 하면 이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나는 정말로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취업이 아니라 못 다 이룬 공부나 꿈을 쫓아가야 한다. 취업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줄을 선 상황에서 마음이 딴 곳에 가 있다면 죽도 밥도 안 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 현실 마주하기


  일이 하고 싶다면, 혹은 해야 하므로 그렇게 마음을 굳혔다면 나의 위치와 현실을 바라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소위 '스펙'이라는 것이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은 많이 들어봤을 텐데, 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나요?'라는 대답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알면서도 물어보는 힘들고도 슬픈 질문.



스펙은 취업시장의 참가 자격이다. 다른 좋은 수는 없다.



  스펙은 자기소개서 통과율을 높이기 위한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탄탄하면 탄탄할수록 좋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절망은 하지 않아도 좋다. 참가자격이라는 것은 일정 수준에만 도달하면 그 이상은 묻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취업시장에서 스펙은 가장 객관적이며 노력과 정비례하는 착한(?) 지표이니까.


  일반적으로 문과생이 괜찮은 직장으로의 취직을 목표로 한다면 어학은 토익 900점 혹은 오픽 IH(토스 6~7) 수준을 갖추고, 3.5 이상의 학점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학점이야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본의 아니게 자꾸 이야기가 슬퍼지는 것 같다)영어는 반드시 매진하여 해당 수준을 갖추는 것이 좋다. 만약 영어 기준이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면 원서를 써재끼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반드시 영어점수를 마련하기 바란다(물론 최근에 유행하는 無스펙 채용 전형에 올인한 사람은 논외로 한다). 영어점수를 따는 것은 의외로 쉽다. 토익이든 오픽이든 한 달만 학원에 다니면 목표한 성과에 다가갈 수 있다.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면, 끙끙 앓지 말고 당장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유명한 강사의 강의를 골라 딱 한 달만 따라가 보자. 적어도 현재보다는 훨씬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스펙 다음으로 중요한 현실 마주 보기는 자신감과 겸손함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자신감이 과도한 유형이었다. 실력이 없는 자신감은 몇 번의 실패 앞에서 소심함, 비관적인 생각으로 순식간에 변화하게 된다. 겸손함이 지나치다면 자신감을, 자신감이 지나치시다면 겸손함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약 없는 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스포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처럼 마인드 컨트롤이 정말 중요하다. 스펙을 근거로 하여 자신감과 겸손함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다면 자신의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근거없는 자신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Q2. 나는 무슨 '일'이 하고 싶은가?

- 하고 싶은 일 찾고, 공부하기


  기업의 모든 채용공고는 직무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대충 공부 잘하고 성실하면 아무 일이나 상관없으니 지원해라’라는 식의 채용공고는 공공영역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공공영역도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이라는 영 좋지 않은 녀석이 생겨버렸다. 따라서 취업을 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희망 직무를 정해야 한다. 기업에서 문과생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재무, 영업, 인사, 총무, 기획 정도일 것이다. 더군다나 남들 다하는 경영학 공부 한 줄 해본 적이 없는 정통 비상경계 문돌이라면 재무는 선택사항이 아닐 것이다. 결국 일반적인 문돌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영업, 인사, 총무, 기획, 관리 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직무를 선택할 때에는 자신의 적성과 희망을 고려하여 각 직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생각해 본 뒤 선택해야 한다. 한 번도 일을 해본 적 없는 취준생이 직무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므로,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와 같은 고민을 길게 할 필요는 없다. 딱 취업할 수 있을 정도만 관심을 가지되, 적당히 흥미가 있으면 된다. 어차피 취업 후에 배우는 일은 생각했던 바와 많이 다를 테니까.


  직무를 선택했다면, 그 직무를 공부해야 한다. 관련된 자격증 공부를 해도 좋고, 일반론적인 도서를 접하거나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어도 좋다. 정 시간이 없고 촉박하다면 해당 직무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서 틈틈이 눈팅이라도 해야 한다. 직무에 대한 공부는 자소서는 물론, 면접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초체력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Q3. 나는 어디에서 '일'하고 싶은가?

- 부문/업종/규모 정하기


  취업준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학원에 진학하는데 아무 데나 지원하지 않듯이, 취업 또한 자신이 가고 싶고, 자신과 궁합이 맞을 것 같은 곳을 지원해야 한다. 먼저, 공공부문인지, 민간부문인지를 정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경우는 민간기업과 아무래도 채용 프로세스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고, 공정성을 중시하므로 스펙이 무의미해지는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공개시험 위주로 이루어졌기에 NCS나 전공 공부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 경우 취업준비는 좀 더 장기화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기에 공부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민간기업의 경우는 시험보다는 스펙과 자기소개서, 면접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을 제외하고는 적성검사 등의 시험에 큰 비중을 두지도 않는다. 서류통과만 되면 한 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음은 업종 선택이다. 문돌이 취준생 입장에서 업종이 뭐 그리 중요하겠냐마는, 금융/제조업/무역/컨설팅/광고 등 큼직한 구분은 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부문에 곁눈질을 하다 보면 시간이 낭비되기 쉽고 하나의 취업 자아(?)를 가지기가 어려워진다. 문어발식으로 여기저기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아예 구성이 달라져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선택과 집중의 미덕을 발휘하도록 하자.



문어발식 자소서는 자아를 잃게 만든다.



  기업의 규모 또한 취업준비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물론,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중소/중견/대기업을 구분하는 것이란 쉽지 않기에 통상 연봉과 근무조건으로 구분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기억할 것은 절대로 모든 규모의 기업에 닥치는 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취업의 현실에 쫓기다 보면 자신의 기준에서 턱없이 적은 연봉과 나쁜 근무조건을 가진 기업에도 자기소개서를 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기업의 경우 돼도 문제지만, 되기도 쉽지가 않다. 진심을 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별로인 기업에 다닌다면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것은 자명한 미래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은 과도한 스펙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철저히 학벌과 스펙을 보는 경우로 양분되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많은 중소기업들에 숱한 자소서를 썼으나 단 한 곳도 된 적이 없다(자랑이다). 비전이 보이는 중소기업이 아니고, 연봉과 기타 근무조건마저 본인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시간과 체력을 아끼는 길이다. 들어가서 실제로 일하고 싶은 직장에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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