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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무솔 Aug 03. 2017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3

자기소개서가 아닌 '자기광고서' 쓰기


어떻게 하면 나를 사고 싶도록 만들까?



1. 자기소개서는 자서전이 아니다

- 자기연민 버리기_자기 객관화


  취업에서의 자기소개서는 결코 자신의 회고록을 쓰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자기애가 엿보이는 정도는 괜찮지만 자기연민이 나타나버리면 그 글은 지루한 자서전이 될 뿐이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인생 굴곡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해당 지원자를 뽑았을 경우 일을 잘 해낼 것인지, 조직에 잘 융화할 것인지를 궁금해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들이 원하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여 피로감과 짜증을 유발해서는 안된다. 읽기 싫거나 안 읽히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리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일'이다.


  나의 고달프고도 제법 멋졌던 인생은 혼자만 간직하도록 하자. 자기소개서는 되도록 간결하게, 수치 중심으로, 업적중심-STAR기법(혹은 SCAR기법)으로 써내려 가는 것이 좋다.

▨ STAR 기법과 SCAR기법

·STAR 기법
  : 상황(Situation), 임무(Task), 행동(Action), 결과(Result)를 뜻하는 것으로, 먼저 주어진 상황을 설명하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그래서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이야기하는 기법이다.

·SCAR 기법
  : STAR기법에서 임무(Task)를 위기(Crisis)로 대체한 기법으로, 단순한 상황을 벗어나 구체적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취한 행동을 두드러지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법이다.



- 상품 준비하기와 포장하기 : 자기광고


  채용과정은 뽑는 과정인 동시에 떨어뜨리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번 라운드에서 탈락하지 않으려면 나의 장점을 최대화시키고, 단점을 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골 질문인 ‘자신의 단점은 무엇인가’라는 항목에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단점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단점이야 쓰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장점을 보여주기란 쉽지가 않다. 섣불리 써내려 가다간 앞뒤가 맞지 않거나 핵심을 놓치기 십상이다. 여기서는 좀 더 영악해질 필요가 있다. 마치 상품을 준비하고 포장하는 것처럼 '나'라는 상품을 고르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자기소개서가 나에 대한 광고라면 구매자인 기업을 유혹하는 것은 좋은 상품과 디자인일 것이다.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는 먼저 좋은 상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고등학교 이후로부터 쭉 나열해 보자. 화려하지 않아도 좋으나 기억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인생을 통째로 복습하는’ 작업을 통해 나의 경험을 정리해 본다면 자기소개서의 재료는 어느새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 봐요...그동안 무슨짓을 하고 살았는지



  포장하기는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작업이다. 구미가 당기는 상품들 중에는 분명 오래된 것이나 사실은 대단치 않은 것들이 많을 것이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굳이 그러한 상품들의 단점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한 아르바이트는 굳이 년도를 기입할 필요가 없다. 기업은 싱싱한 경험일수록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상품을 포장해 놓는다면 자소서의 어떤 항목이라 할지라도 그 상품(경험 SET)들을 진열함으로써 그럭저럭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 스토킹을 시작해 볼까?

- 직무 스토킹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잘못된 곳에 진열되어 있다면 팔기가 어렵다.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를 진열장이라고 생각해보자. 준비된 경험 SET들을 어떻게든 직무와 연관시키는 것은 손님이 자주 보는 진열장에 좋은 상품을 배치하는 것과 같다. 처음부터 그 직무와 관련된 경험 SET를 생각해 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라도 어떻게든 연결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접점이 없어 직무가 자신의 경험을 떨쳐내더라도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토킹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동아리의 회장을 했다고 하면, 그냥 이러한 경험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고, 리더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만 써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 A사의 B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협력적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데에 기여를 한다든지, B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련 업체와의 갈등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중재와 조정의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쓰는 편이 훨씬 좋다. 간단히 말해, 모든 경험에는 알고 보니 내가 이 회사의 이 직무를 감당하기 위한 섭리가 있었다는 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수준의 스토킹을 하기 위해서는 연기력과 자기 최면 외에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해당 직무와 관련된 최신 이슈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사직무에서 새 정부의 고용 기조에 따른 정규직 채용 중심의 인사관리를 언급하거나 사례를 자소서에 적시해준다면 그 질은 확실히 올라가게 된다.


내가 쓴 자기소개서에 나도 속아넘어가야 한다_레드썬!



- 기업 스토킹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원치 않는 고객에게 팔 수는 없다. 당신이 지원하는 기업은 고객이라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흔히들 정말 영업 잘하는 영업사원은 자신의 고객의 가족 생일까지 챙긴다고 하는데, 이는 기대 수준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고객에게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에 대한 관심을 기업이 일반적으로 지원자에게 기대하는 수준보다 높게 가져가 보자.


  정말 가고 싶은 기업이라면 돈을 주고 기업 보고서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떠한 자기소개서에서도 ‘난 이 기업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라는 인상을 풍겨서는 안 된다. 정말 시간이 없어 소위 ‘복붙’만 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기업의 최신 동향을 한 두 개 정도는 언급해 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자.


      봉사활동이나 스포츠단 활동 같은 사회공헌 쪽보다는 제품이나 재정에 관한 사항이 좋다. 기업의 주된 이익창출 활동에 관심이 있다는 사인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이나 유료 정보 구입을 통해 끊임없이 기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최신 이슈를 꿰뚫고 있길 바란다. 만약, 자신이 직무에 대해 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비교적 단기간에 준비할 수 있는 기업 스토킹에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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