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도 화요일! 도착도 화요일!
제주도를 자주 여행하다 보니 이젠 뭘 하나 더 보려고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잡진 않아요. 맛집에 가서 기다리지도 않고요. 아시죠? 저 귀차니즘인 거? 저 못 기다립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일과를 대충 다 끝내고 오후에 출발하는 걸 선호하게 됐어요. 여기서부터 "화요일 오후 비행기" 에피소드는 시작됩니다. 원래는 시간까지 넣어 "화요일 오후 4시 30분 비행기"라고 해야 하지만 최근 검색 결과, 그 시간에는 항공편이 없더라고요. 아쉽게도... 대신 "4시쯤 비행기"로 할게요.
항공권을 자주 구매하거나 꿀팁 정보를 접한 분들이라면 화요일 항공편이 평균적으로 가장 저렴하다는 걸 아실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주 여행을 계획할 때 보통 "화요일 출발 - 다음 주 화요일 귀가" 일정으로 스케줄을 짭니다. 갑자기 항공권 가격이 궁금하네요. 글 말미에 실시간으로 한번 조회해 볼게요. 글 썼을 당시 기준이고 다가 올 가을에 추석 전 기간입니다. 명절 전후로 2주 가량이 가장 저렴하더라고요. 혹시 차이가 있더라도 몇 백 원 내지는 몇 천 원에 불과합니다.
화요일의 의미는 풀렸으니 이제는 오후 4시쯤 비행기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이용하는 대구공항 기준) 오전 비행기가 다 뜨고 나면 오후 4시 전후까지는 항공편이 드문드문 있더라고요. 가뜩이나 조용한 평일 오후의 지방 공항인데... 한 시간 전쯤 도착하면 넓은 공항대합실에서 한가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답니다. 수하물도 없어요. 통창으로 공항 활주로를 보면 속이 다 시원해요. 잠시 딴생각을 해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려도 그냥 그 널브러짐이 참 좋습니다. 4시 전후니까 그날의 웬만한 일은 다 처리하고 출발할 수 있어 맘도 홀가분하고요. 그렇게 오후 4시쯤 비행기를 몇 번 이용하다 보니 그냥 굳어버린 겁니다. 하지만 오후 4시쯤 비행기의 진짜 매력은 제주에 도착했을 때부터입니다. 뭐 제 기준에서요...
오후 4시쯤 비행기를 타면 대략 5~6시쯤 제주공항에 도착합니다. 주로 가을 겨울에 제주를 가니까 딱 해질 무렵이죠. 그때의 공항 주변 풍경과 분위기가 참 맘에 듭니다. 선셋이라고 하나요? 때론 정말 멋진 실루엣 같은 게 잠깐 연출될 때가 있는데 그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의 색다른 경험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랄까 보너스 같아요. 입장료를 내지 않고 멋진 경관을 공짜로 본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표현이 좀 그런가요? 또 요맘때가 햇살이 따갑지 않고 너무 어둡지도 않아서 참 좋답니다.
수하물 찾을 필요가 없으니(계속 말하는 이유가 뭘까요? 하여간 제가 좀 그렇습니다.) 게이트를 빠져나와 곧장 버스를 타면 숙소까지 10분이면 됩니다. 즉 오후 6시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어요. 체크인하고 방에서 짐 정리까지 해도 저녁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어요. 오후 비행기 타고 와서 하루는 그냥 숙박비만 날렸네 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보낼 수 있어요. 그렇게 보내면 됩니다. 숙소 이야기는 조만간 따로 글을 올릴게요.
그럼 마지막으로 앞에서 말했던 항공권 가격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볼까요?
아! 또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격입니다. 왕복 요금이 겨우 50,000원이라니... 서울 가는 교통비보다 훨씬 저렴하네요. 최저가 항공권은 정말이지 시간을 막론하고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그냥 입맛을 다시며 참고로 넣어봤어요.
이번에는 오후 4시쯤 출발하는 항공편만 뽑은 것입니다. 최저가보다 20,000원 정도 요금이 올라가네요. 그래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격입니다. 역시 서울 가는 교통비보다 저렴해요. 도대체 서울 갈 때는 교통비가 얼마나 들길래... 싶죠?
드디어 저의 최애 항공편이 나왔네요. 짠~ 오후 4시 30분 출발에 돌아올 때는 오전 10시 50분 비행기!!!입니다. 오늘 실시간으로 검색했을 때는 없었어요. 아쉽더라고요. 지난 3월에 검색했던 기록을 넣어봤어요. 최저가보다 16,000원 정도 비싸네요. 그 사이 항공편 가격이 많이 올랐더라고요. 명절 전후 2주 정도는 이렇게 비싸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부디 예약할 때 좌석이 남아있어만 다오. 딱 1석이면 된단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안녕~
참! 바로 위 저의 최애 항공편을 보면, 돌아올 때 오전 10시 50분 비행기죠? 이거 뭔가 또 꿍꿍이가 있는 거 같죠? 맞습니다. 제주를 즐기는 나만의 방식에 포함되어 있으니 여행 에피소드 끝 무렵을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