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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즐기는 나만의 방식 3. 화요일 오후 비행기

출발도 화요일! 도착도 화요일!

by 김재일

제주도를 자주 여행하다 보니 이젠 뭘 하나 더 보려고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잡진 않아요. 맛집에 가서 기다리지도 않고요. 아시죠? 저 귀차니즘인 거? 저 못 기다립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 일과를 대충 다 끝내고 오후에 출발하는 걸 선호하게 됐어요. 여기서부터 "화요일 오후 비행기" 에피소드는 시작됩니다. 원래는 시간까지 넣어 "화요일 오후 4시 30분 비행기"라고 해야 하지만 최근 검색 결과, 그 시간에는 항공편이 없더라고요. 아쉽게도... 대신 "4시쯤 비행기"로 할게요.


항공권을 자주 구매하거나 꿀팁 정보를 접한 분들이라면 화요일 항공편이 평균적으로 가장 저렴하다는 걸 아실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주 여행을 계획할 때 보통 "화요일 출발 - 다음 주 화요일 귀가" 일정으로 스케줄을 짭니다. 갑자기 항공권 가격이 궁금하네요. 글 말미에 실시간으로 한번 조회해 볼게요. 글 썼을 당시 기준이고 다가 올 가을에 추석 전 기간입니다. 명절 전후로 2주 가량이 가장 저렴하더라고요. 혹시 차이가 있더라도 몇 백 원 내지는 몇 천 원에 불과합니다.


화요일의 의미는 풀렸으니 이제는 오후 4시쯤 비행기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이용하는 대구공항 기준) 오전 비행기가 다 뜨고 나면 오후 4시 전후까지는 항공편이 드문드문 있더라고요. 가뜩이나 조용한 평일 오후의 지방 공항인데... 한 시간 전쯤 도착하면 넓은 공항대합실에서 한가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답니다. 수하물도 없어요. 통창으로 공항 활주로를 보면 속이 다 시원해요. 잠시 딴생각을 해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려도 그냥 그 널브러짐이 참 좋습니다. 4시 전후니까 그날의 웬만한 일은 다 처리하고 출발할 수 있어 맘도 홀가분하고요. 그렇게 오후 4시쯤 비행기를 몇 번 이용하다 보니 그냥 굳어버린 겁니다. 하지만 오후 4시쯤 비행기의 진짜 매력은 제주에 도착했을 때부터입니다. 뭐 제 기준에서요...



오후 4시쯤 비행기를 타면 대략 5~6시쯤 제주공항에 도착합니다. 주로 가을 겨울에 제주를 가니까 딱 해질 무렵이죠. 그때의 공항 주변 풍경과 분위기가 참 맘에 듭니다. 선셋이라고 하나요? 때론 정말 멋진 실루엣 같은 게 잠깐 연출될 때가 있는데 그런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의 색다른 경험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랄까 보너스 같아요. 입장료를 내지 않고 멋진 경관을 공짜로 본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표현이 좀 그런가요? 또 요맘때가 햇살이 따갑지 않고 너무 어둡지도 않아서 참 좋답니다.


이 날은 조금 어두웠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굿!입니다.


수하물 찾을 필요가 없으니(계속 말하는 이유가 뭘까요? 하여간 제가 좀 그렇습니다.) 게이트를 빠져나와 곧장 버스를 타면 숙소까지 10분이면 됩니다. 즉 오후 6시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어요. 체크인하고 방에서 짐 정리까지 해도 저녁 시간을 충분히 쓸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어요. 오후 비행기 타고 와서 하루는 그냥 숙박비만 날렸네 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보낼 수 있어요. 그렇게 보내면 됩니다. 숙소 이야기는 조만간 따로 글을 올릴게요.


제주스러움이 묻어나는 객실 테이블. 늘 저를 반겨줍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앞에서 말했던 항공권 가격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볼까요?


2025년 9월 중 화요일 출발 - 화요일 도착 최저가 항공편


아! 또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격입니다. 왕복 요금이 겨우 50,000원이라니... 서울 가는 교통비보다 훨씬 저렴하네요. 최저가 항공권은 정말이지 시간을 막론하고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그냥 입맛을 다시며 참고로 넣어봤어요.


2025년 9월 중 화요일 오후 4시쯤 항공편


이번에는 오후 4시쯤 출발하는 항공편만 뽑은 것입니다. 최저가보다 20,000원 정도 요금이 올라가네요. 그래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가격입니다. 역시 서울 가는 교통비보다 저렴해요. 도대체 서울 갈 때는 교통비가 얼마나 들길래... 싶죠?


3월 5일(화) 출발 - 3월 12일(화) 도착 저의 최애 항공편


드디어 저의 최애 항공편이 나왔네요. 짠~ 오후 4시 30분 출발에 돌아올 때는 오전 10시 50분 비행기!!!입니다. 오늘 실시간으로 검색했을 때는 없었어요. 아쉽더라고요. 지난 3월에 검색했던 기록을 넣어봤어요. 최저가보다 16,000원 정도 비싸네요. 그 사이 항공편 가격이 많이 올랐더라고요. 명절 전후 2주 정도는 이렇게 비싸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부디 예약할 때 좌석이 남아있어만 다오. 딱 1석이면 된단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안녕~


참! 바로 위 저의 최애 항공편을 보면, 돌아올 때 오전 10시 50분 비행기죠? 이거 뭔가 또 꿍꿍이가 있는 거 같죠? 맞습니다. 제주를 즐기는 나만의 방식에 포함되어 있으니 여행 에피소드 끝 무렵을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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