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국토 최남단) + 송악산 둘레길(돌고래), 남서쪽 추천 장소
'1박 2일'이란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백두산 편에서 강호동씨가 천지를 보고 눈물 흘리던 장면과 독도 편에서 김종민씨가 울던 장면입니다. 사연이 있어 눈물을 흘린 건 아니었죠. 저도 뭉클했으니까요. 장소의 힘이란 게 묘해서 이름만으로도 먹먹하게 하는 그런 곳이 우리나라에는 몇 곳 있습니다. 하물며 직접 그 땅을 밟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백두산이 그렇고 독도, 마라도가 그러합니다. 세 번째 놀 꾸러미는 우리나라의 남쪽 끝, 마라도부터 시작할게요.
마라도 + 송악산 둘레길 놀 꾸러미는 마라도에서 점심 식사 기준으로 일정을 짜면 좋습니다. '짜장면 시키신 분~' 아시죠? (이거 알면 옛날 사람~ㅎㅎ) 마라도 왔으면 짜장면 한 그릇 해야죠? 짜장면이 실패할 확률이 적고 다음 일정과 연결하기에도 좋은 타이밍이거든요. 참고로 저는 패스합니다. 그 맛 아니까.
마라도는 1박을 하지 않는 이상 2시간 30분 정도 코스로 짜여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마라도까지 30분, 마라도에서 1시간 30분, 돌아오는데 30분 정도 걸려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마라도가 시야에 들어 올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배가 출발하는 순간, 안구정화용 풍경을 보너스로 받습니다. 배에서 바라보는 산방산! 예술이네요. 사진으로 잠깐 보고 가실게요.
산방산이 멀어질 때쯤, 이번에는 여객선에 꽂힌 태극기가 마음을 흔듭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딱 가사 그대로네요. 평범한 태극기가 특별해지는 순간입니다.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산방산과 태극기 구경, 사진 몇 장 찍다 보면 마라도에 도착합니다. 배에서 내리면 생각보다 평평한 땅과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에 놀라움과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멋진 해안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그곳에 다다릅니다. 짜장면! 짜장면! 특별한 곳에서 먹는 평범한 짜장면!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 톳이 고명으로 올려진 게 특이한 정도. 특별하니까 맛있게 느껴집니다. 아니오 맛있습니다.
짜장면 가게에서 조금만 더 가면 드디어 우리나라의 남쪽 끝지점에 도착합니다.
"대한민국최남단"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더 이상 갈 곳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남쪽 끝, 이곳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는 특별함이 느껴졌어요. 경건해지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한 감정이랄까... 장소의 힘이란 게 이렇게 대단합니다. 국토최남단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게 특별해집니다. 초등학교, 파출소, 성당, 등대까지 평범한 건물이 특별한 곳이 되니까요.
다음에는 꼭 1박을 하리라 다짐합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확 트여 있는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만끽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옵니다. 인터넷과 유튜브에 많은 영상들이 있지만 일부러 안 보고 있어요. 직접 보고 영상에 담고 싶어서죠. 당연합니다. 다음 편에서 송악산 둘레길 코스로 이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