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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여행하는 나만의 방식 8-1. 놀 꾸러미 셋

마라도(국토 최남단) + 송악산 둘레길(돌고래), 남서쪽 추천 장소

by 김재일

'1박 2일'이란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백두산 편에서 강호동씨가 천지를 보고 눈물 흘리던 장면과 독도 편에서 김종민씨가 울던 장면입니다. 사연이 있어 눈물을 흘린 건 아니었죠. 저도 뭉클했으니까요. 장소의 힘이란 게 묘해서 이름만으로도 먹먹하게 하는 그런 곳이 우리나라에는 몇 곳 있습니다. 하물며 직접 그 땅을 밟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백두산이 그렇고 독도, 마라도가 그러합니다. 세 번째 놀 꾸러미는 우리나라의 남쪽 끝, 마라도부터 시작할게요.


마라도 + 송악산 둘레길 놀 꾸러미는 마라도에서 점심 식사 기준으로 일정을 짜면 좋습니다. '짜장면 시키신 분~' 아시죠? (이거 알면 옛날 사람~ㅎㅎ) 마라도 왔으면 짜장면 한 그릇 해야죠? 짜장면이 실패할 확률이 적고 다음 일정과 연결하기에도 좋은 타이밍이거든요. 참고로 저는 패스합니다. 그 맛 아니까.


마라도는 1박을 하지 않는 이상 2시간 30분 정도 코스로 짜여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마라도까지 30분, 마라도에서 1시간 30분, 돌아오는데 30분 정도 걸려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마라도가 시야에 들어 올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배가 출발하는 순간, 안구정화용 풍경을 보너스로 받습니다. 배에서 바라보는 산방산! 예술이네요. 사진으로 잠깐 보고 가실게요.


1711777744652.jpg?type=w580 푸른 바닷물 너머로 보이는 산방산: 환상적인 뷰를 자랑한다.


산방산이 멀어질 때쯤, 이번에는 여객선에 꽂힌 태극기가 마음을 흔듭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딱 가사 그대로네요. 평범한 태극기가 특별해지는 순간입니다.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1711779202994.jpg?type=w580 다른 곳의 여객선에도 태극기가 있을까?


산방산과 태극기 구경, 사진 몇 장 찍다 보면 마라도에 도착합니다. 배에서 내리면 생각보다 평평한 땅과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에 놀라움과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1711777745017.jpg?type=w580 마라도에서도 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멋진 해안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그곳에 다다릅니다. 짜장면! 짜장면! 특별한 곳에서 먹는 평범한 짜장면!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 톳이 고명으로 올려진 게 특이한 정도. 특별하니까 맛있게 느껴집니다. 아니오 맛있습니다.


1711777745159.jpg?type=w580 짜장면에 톳이 올려져 있는 것이 특이하다.


짜장면 가게에서 조금만 더 가면 드디어 우리나라의 남쪽 끝지점에 도착합니다.


1711779202841.jpg?type=w580 "대한민국최남단" 글자에서 비장함이 느껴진다.


"대한민국최남단"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더 이상 갈 곳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남쪽 끝, 이곳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는 특별함이 느껴졌어요. 경건해지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한 감정이랄까... 장소의 힘이란 게 이렇게 대단합니다. 국토최남단에 있기 때문에 모든 게 특별해집니다. 초등학교, 파출소, 성당, 등대까지 평범한 건물이 특별한 곳이 되니까요.


1711779203143.jpg?type=w580 비석 위로 보이는 바다부터는 끝없는 망망대해다.


다음에는 꼭 1박을 하리라 다짐합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확 트여 있는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만끽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만으로도 감동이 밀려옵니다. 인터넷과 유튜브에 많은 영상들이 있지만 일부러 안 보고 있어요. 직접 보고 영상에 담고 싶어서죠. 당연합니다. 다음 편에서 송악산 둘레길 코스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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