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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Jan 01. 2016

전셋집 찾기, 버팀목 전세대출 받기

전셋집 이사를 기록하다 - 15.12.12(토)

성내동 월셋집에서 나의 꿈을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단재학교에서 적응한 것은 물론, 나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돈 한 푼 없던 상황에서 어느 정도 돈을 모으게 된 것이다. 12월이면 4년이 차는 해이기에, 이쯤에서 집을 한 번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전세로 옮길 수 있다면, 그건 두 말할 나위 없이 좀 더 숨통이 트이는 일이다.                




전세로 이사하기 1 - 전세 원룸으로 이사 가기로 맘먹다 

    

집주인은 내가 여전히 이곳에서 더 살 것으로 알고 있었나 보더라. 그러다 나간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며(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월세를 또박또박 내는 게 집주인 입장에선 최고로 감사한 일이라 한다) 월세를 조금 낮춰줄 의사를 제안했고(5만원 절약), 나갈 의사를 분명히 하자 그럼 2월까지만 살아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내 입장에선 ‘나갈 바에야 뭉그적대기보다 제 때 나가는 게 서로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아끼는 게(월세로 나가는 돈이 아깝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사 가기 전(12월 6일)에 찍은 방의 모습. 4년 간 지지고 볶던 공간과 이렇게 작별 인사를 나눈다.




전세로 이사하기 2 - 윌리 찾기만큼 힘든 전세 찾기

     

2011년 당시에도 내 상황은 여의치 못했지만, 그 땐 월세 자체가 조금 높아도 상관없었기에 방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물량도 많지 않은 전세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까지 받아야 하니 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 생각하기론 5000만원 정도의 전세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동산을 찾아가 얘기를 해봤지만, 모두 안색이 굳은 채로 ‘어렵겠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6000만원~6500만원 정도의 전세로 조건을 상향하였고, 그도 여의치 않을 경우 보증금은 높더라도 월세가 20만원 정도의 집이 있으면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찾아다니는 데도, 생각보다 더 쉽지 않더라. 7000만원짜리 전셋집이 있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어렵다는 반응이 돌아왔고, 월세는 대부분은 30만원 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성내동 일대를 벗어나 경기권이나, 서울 외곽으로 가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근처에서만 찾다 보니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한 달이 넘는 시간이 남았기에 그렇게 서두르진 않았다.   



▲ 전세비가 집값의 80%에 육박하게 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반전세 또는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집 없는 설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세로 이사하기 3 - 조급함은 넣어둬 넣어둬

     

이사 가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주인은 원룸을 부동산에 내놓았다. 그러자 부동산 아주머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집 주인이 오늘 부동산에 원룸을 내놓았으니, 언제든 손님이 오면 보여줄 수 있도록 해놔야 합니다”라고 알려주더라. 이제 원룸도 나만의 공간이 아닌, ‘언제든 떠나도록 준비해야 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당연한 변화지만 약간의 섭섭한 감정이 어렸다. 

그 때 부동산 아주머니는 “지금 집을 구하지 않으셨으면 저희가 알아볼게요”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부동산을 여러 군데 돌아다닌 터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6천~6천5백의 전셋집,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야함’이라고 말을 했더니, 놀랍게도 “거기에 딱 맞는 전셋집이 있어요”라고 말씀하시더라. 그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다른 곳에선 없다던데, 어떻게 여기는 있다는 것일까? 

그래서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확인해 보았다. 신축 건물이 아닌 주택에 있는 방 하나이기에 좀 어설퍼 보였지만, 지금 원룸보다 공간도 넓고 부엌과 방이 나누어져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하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풀리는 상황에 경계심이 생겨 바로 계약하진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었고 다시 알아봐야 하는 건 번거롭기에 그 다음날 바로 계약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운이 지지리도 좋았다~   



▲ 방만 해도 기존 원룸보다 커서 맘에 들었고, 공간들이 나누어져 있어서 좋았다. 전셋집이 순식간에 마련되었다.



            

전세자금대출 1 - 서류 준비  

   

가장 구하기 어렵다던 전셋집을 어떻게든 구했다. 하지만 그건 이사의 시작일 뿐이다. 월세로 옮길 땐 500만원을 마련하는 게 힘든 부분이었는데, 이번엔 은행권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 힘든 부분이었다. 은행권 대출은 받아본 적도 없으며, ‘그저 잘 될 테지’라는 케세라세라의 마음가짐으로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계약금만 날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정부에선 ‘버팀목 전세대출’이란 것을 시행하고 있었다. 저렴한 이자율과 중도 상환 수수료를 없앰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거라 한다. 준비해야할 서류들은 일반적으로 나의 신분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것(결혼 여부, 세대주인지 여부),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는지, 투기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려는 것은 아닌지를 증명하기 위한 서류들이다. 

우선 해당 은행 상담원과 통화하여 어떤 서류들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난 후에, 하나하나 준비해 갔다. 다행히도 모든 서류는 인터넷으로 쉽게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동사무소나 기관에서 발급받으면 이동시간도 상당히 들어갈 뿐만 아니라 수수료까지도 발생하는데, 인터넷 발급은 수수료도 들지 않고(건물 등기부등본만 천원의 수수료 발생) 이동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 이로써 순조롭게 모든 서류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은행에 가서 어떤 절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경험해 보기만 하면 된다.                



▲ 준비해야 할 서류들은 투기목적이 아닌, 본인이 살려 한다는 것을, 그리고 신용도 보증할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류라고 할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 2 - 도전 집 근처 영업점으로 가세요 

    

아무래도 학교에 출근을 하여 일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 근처의 석촌역 지점을 방문했다. 내 차례가 와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말을 하니, 뭔지 모르지만 좀 싫은 듯한 반응이 보인다. 아마도 전세자금대출은 은행에 이익이 되는 상품이 아닐뿐더러, 일만 번거롭기에 그런 반응을 보인 게 아닐까 싶었다. 

잠시 서류를 검토하더니, “왜 집 근처 은행도 있는데, 이 먼 곳까지 왔냐?”고 묻기에, 직장이 이 근처에 있다고 말을 했다. 한참 보더니, 건물대장엔 2층이 나누어져 있지 않은데, 계약서상엔 ‘1층 201호 한 칸 전부’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알려주더라. 건물대장과 계약서가 다른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럴 때는 현장을 방문하여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집 근처의 지점을 방문하시면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라고 정리해줬다. 이로써 첫 번째 도전은 실패했다.                




전세자금대출 3 - 도전 정해진 서류는 모두 빠짐없이 있어야 한다 

    

가까운 지점에 가면 집의 등기부 등본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하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하나가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소득금액증명’에 대한 내용 때문이다. 홈텍스에 들어가 ‘소득금액증명’을 출력하면 2010년 당시에 전주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당시의 급여만 뜨기 때문이다. 단재학교에서 받은 급여가 있는데, 왜 홈텍스에선 조회가 안 되는지 모르겠더라. 급여 부분이 명확하게 서류로 증빙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걱정이 됐다. 하지만 급여 거래를 하고 있는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는 것이니, ‘통장내역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며 두 번째 도전을 감행했다. 

역시나 소득금액증명이 되지 않는다며 난처해하시더라. 그래서 “급여 통장으로 이 은행 통장을 쓰고 있으니, 그걸로 증명 가능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더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나서, “정식 서류가 아니면 안 됩니다”라고 잘라 말하더라. 아무래도 은행 자체의 대출이 아닌, 국민주택기금의 업무를 대리하여 처리하는 것이다 보니, FM대로 할 수밖에 없나 보더라. 거기서 두 가지 서류를 다시 준비해서 가져와야 한다고 알려줬다. ‘급여명세표’나 ‘임금대장’이 1년치가 필요하며, 결혼 여부를 확실히 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 4 - 도전 , 3번의 도전 만에 드디어 성공   

  

다시 학교에 돌아와 초이쌤에게 ‘급여명세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그랬더니 초이쌤이 뚝딱 만들어줬고, ‘가족관계증명서’는 인터넷으로 바로 인쇄할 수 있었다. 

갖춰야 한다는 서류를 모두 갖추긴 했지만, 두 번의 실패로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예 안 된다는 반응은 없었기에 나름 희망적이긴 했다. 서류를 챙겨 다시 가서 상담을 받아 보니, 이번엔 술술 진행된다. 어떤 부분에서도 ‘안 된다’는 말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 꼭 엄청난 검사를 받듯, 그 앞에서 마음을 쓸어내리며 그 시간을 보냈다. 서류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러 장의 서류를 내밀더라. 그래서 신나는 마음에 일필휘지하며 서류를 썼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나니, 상담원은 “확정일자 받은 서류가 필요하니 동사무소에 가서 받아 오셔야 하고, 이사 후엔 전입신고를 하여 ‘이사를 했다는 사실’이 반영된 등본을 떼어 팩스로 보내주면 된다고 하더라. 은행권 대출을 받는 것이기에 가장 많이 긴장했는데, 3번의 도전 만에 결국 성공하게 되었다. 이제 정말로 이사 가는 일만 남았다.                




전세자금대출 5 - 자격과 준비물 


▲ 나의 경우 보증금은 연2.8%에 해당한단다. 연소득과 전셋값에 따라 최저 2.5%~3.1%까지 세분화되어 있다.





   목차     


목차     


1. 집 없는 설움에서 집 있는 기쁨으로

집 없는 설움

집 있는 기쁨

월세 원룸, 내 집 마련의 기쁨     


2. 전셋집 찾기버팀목 전세대출 받기

전세로 이사하기 1 - 전세 원룸으로 이사 가기로 맘먹다

전세로 이사하기 2 - 윌리 찾기만큼 힘든 전세 찾기

전세로 이사하기 3 - 조급함은 넣어둬 넣어둬

전세자금대출 1 - 서류 준비

전세자금대출 2 - 도전 ①, 집 근처 영업점으로 가세요

전세자금대출 3 - 도전 ②, 정해진 서류는 모두 빠짐없이 있어야 한다

전세자금대출 4 - 도전 ③, 3번의 도전 만에 드디어 성공     


3. 특별했던 이사액땜했던 이사

이사하기 1 - 늘어난 세간을 위한 자구책

이사하기 2 - 톰소여의 페인트칠과 단재영화팀의 이삿짐 나르기

이사하기 3 -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을 만나다

이사하기 4 - 단재영화팀과 이삿짐 나르기

이사하기 5 - 이삿날 액땜한 사연

이사하기 6 -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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