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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Aug 13. 2018

카자흐스탄 구수도 알마티에 설치된 한국어 교육원

2013년 6월 14일(금)

공항을 나가니 이견호 원장님이 우릴 기다리고 계셨다. 바로 차를 타고 교육원으로 이동하는데 대략 30~40분이 걸렸다. 알마티 시내는 차가 많이 다녔으며 어둡긴 했지만 거리의 풍경은 한국의 80~90년대를 연상케 했다.     


▲ 격자형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계획 도시 알마티.



           

구수도알마티 

    

알마티는 무려 해발 700미터에 건설된 도시라고 한다. 고지대에 건설된 도시답게 습하지 않아 여름엔 살기 좋은 편이지만 겨울엔 높은 산(천산산맥)이 바람을 막아 자동차들이 내품는 매연, 각 가정에서 떼는 나무 연기 등이 빠져나지 못해 공기오염이 심하단다. 그래서 외지 사람들이 4~5년을 살면 기관지 질환, 알레르기성 비염은 하나씩 달고 산다고. 

알마티는 1929~1997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고 그에 걸맞게 150만명이 사는 대도시였다.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긴지 15년 정도가 지났지만, 여전히 문화나 교통의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하철까지 개통되어 카자흐스탄의 중심 도시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모스크바가 소비에트 연합의 출발을 선언한 도시였다면, 알마티는 소비에트 연합의 해체를 선언한 도시다. 바로 1991년 12월 21일에 이곳에서 연방 대표들이 모여 독립국가연합(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의 창립을 선언함으로 소련은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 만년설이 있는 산맥으로 둘러 싸여 있다. 교육원에서도 눈으로 뒤덮인 산이 보인다.




한국어 교육원 

    

이곳에 ‘한국어 교육원’이 설립된 지도 벌써 22년이 지났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이 독립한 그 해 교육원도 문을 열었다고 한다. 세계대전의 급격한 사회 변화와 강대국의 희생양으로 전락한 한국 사람들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게 되었다. 러시아의 블로디보스톡에 정착하여 살던 한국인(고려인)은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불모지와 다름없던 알마티 북부의 우슈토베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렇게 흩어진 우리 민족을 위해 교육원을 설치한 것이고 그 역사가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다. 

승태쌤의 말을 들었을 때, 한국어 교육원의 모습은 대사관(중소규모) 정도의 건물 크기에 몇 십명 정도의 교육생을 데리고 교육하는 곳인 줄만 알았다. 그건 교육원이란 이미지가 지닌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원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깜짝 놀랐다. 여긴 1000명의 학생이 교육받는 곳이며 하루에 주ㆍ야 통틀어 40개 강의실에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교육장이었으니 말이다. 고려인 자녀를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현직 교원을 위한 프로그램, 카자흐스탄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 눈코 뜰 새 없이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막상 교육원에 도착하여 살펴보니, 학교 대지가 2000평에 달했으며 4층 건물에 앞동과 뒷동이 있을 정도로 규모도 엄청났다. 거기다가 교육원의 위치는 알마티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았다. 고정관념이 일거에 훅하고 날아가던 순간이었다.                



▲ 한국어교육원을 거니는 아이들.




첫 날의 단상 미비점

     

1. 아침밥에 대해 사전에 얘기된 것이 없었나 보다. 토요일, 일요일엔 주방을 보시는 분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일은 특별히 사모님이 직접 밥과 된장국을 해주기로 하다. 

2. 알마티 여행 경비에 대한 부분이 명쾌하지 않다. 얼마나 체류기간 중 우리의 개인 경비가 들어가는지 모두 미지수인 상황이다. 최대한 우리 돈이 들어가지 않도록 이야기해봐야 한다. 

3. 내일부터 남학생들은 3명(샤켄)/2명(무함메드)이 홈스테이로 간다. 그게 괜찮은지? 문제는 없는지 지켜봐야 한다. 

4. 우리 학교는 어떤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적은 인원으로 해야 한다. 연계기관 자체가 없기에 일을 분담하여 처리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이런 식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나면 학부모, 학생, 교사 누구 할 것 없이 녹초가 되고 만다. 그에 반해 여긴 1주일씩 역할 분담(알마티, 탈디쿠르간, 우슈토베)이 되어 있어 큰 부담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단재학교도 연계기관의 도움을 받던지, 어느 한 곳과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어떨까?

학생입장에 본 역할 분담 여행의 장점: 다양한 지역에서의 경험, 많은 사람과의 만남

학생입장에 본 역할 분담 여행의 단점: 세 번의 이동, 세 번의 적응, 짧은 만남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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