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30일(일)
모든 학생이 모였기에 수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향이는 주사를 맞고 와서 물에 들어갈 순 없었지만 공짜티켓으로 입장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들어갈 거냐고 물었는데 처음엔 들어갈 것처럼 표를 받더니, 조금 지나서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굴심쌤과 씨티플러스에 가서 구경도 하고 쉴 수 있도록 했다.
여긴 특이하게 ‘상의를 탈의하지 않으면 수영장에서 놀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은 상의를 탈의하길 싫어한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상의를 탈의하지 않은 채 놀다가 안전요원에게 여러 번 주의를 받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원이와 혜린이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주원이는 아예 수영복으로 갈아입지 않았으며, 혜린이는 수영복은 입었는데, 상의를 벗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에 들어갈까 말까 여러 번 고민하다가 결국 들어가지 않았다.
근호와 규혁이도 상의를 벗어야 하기에 처음엔 눈치를 봐가며 놀다가, 안전요원에게 여러 번 걸리고 나서는 고민하는 듯했다. ‘그래도 이곳까지 와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결국은 상의 탈의하고서 맘껏 들어가 신나게 놀았다.
민석과 승빈이는 처음부터 신나게 놀았다. 물을 보면 전혀 망설이지 않고 들어가는 민석이는 크게 될 인물임에 분명하다. 승빈이도 물에 몸을 풍덩 담그고 물장난을 치며 놀았다.
작년 망원수영장에선 서로 어색하기 때문인지 카작 친구들과 같이 놀진 못했는데, 이번엔 서로 친구처럼 편안하고 재밌게 놀더라. 물에 빠뜨리기도 하고, 같이 미끄럼틀에 올라가 내려오기도 하며, 물싸움도 하며 신나게 논 것이다.
언어, 문화 이런 형이상학적인 것들은 어찌 보면 진짜 사람 사이엔 무의미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해주면 아이들은 그 속에서 금방 친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이론적으로 관계가 중요하다, 소통이 중요하다 백날 얘기하는 것보다 이런 체험 한 번이 더 값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6월 30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