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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디기 검색 Jul 17. 2017

셀레스트론 NexStar 90GT 7만원에  고치기

건딕스토리 웹툰작가

아내는 별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무엇때문인지는 물어본적이 없으나 안드로메다에 보낸 정신을 찾아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래서 종종 천문대에 데이트를 가면 이렇게 환상에 빠져 집에 돌아오는 내내 미소만 지어내곤 했다.

솔직히 천체망원경에 대한건 개뿔도 모르고 그저 달보고 별보는 데 왜 그리 밤새 고생을 하나 싶은 나였지만

아내가 좋아한다는 것 하나때문에 어느날 중고나라에서 코스트코 반품 부숴진 천체망원경 팔아요 글을 발견하곤 냅다 3만원에 들고왔다.

우선 이 제품은 코스트코의 천체망원경 주력모델 셀레스트론 90GT로 일명 코동이라 불리는 천체망원경이다.

어느 누군가 단순 변심인지 아님 이녀석의 고질병 잦은 모터부분의 고장때문인지 반품을 걸었고 돌고 돌아 코스트코 반품샐러도 처리불가 제품이 내게 들어오게 되었으니..

집에와서 알아보니.. 내가 3만원짜리 쓰레기를 사왔구나 하고 후회를 했다.
그래도 한번 고쳐보자는 심산은 있었지만 이게 고쳐질지 불투명해서 후기를 쓸 생각도 안해서

다 고친후 완성된 사진으로 대체함에 양해를 9합니다.

먼저 천체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대물렌즈는 다행히 무사했다. 철제바디가 심하게 기스가 많아서 아마 이 렌즈마져 사망한 상태라면 난 어찌할바를 몰랐을 거다.

코동 천체망원경의 특징이라면 고가의 제품에만 달렸을 경위대식 가대와 4천여개의 천체데이터가 내장된 이 핸드컨트롤러가 특징인데.. 경위대식 가대는 받을 때부터 있지도 않아서 결국 포기했다.

굴절 프리즘은 1개 나사가 빠져있었고 윗 뚜껑이 충격에 의해 부숴져 있었는데.. 비슷한 제품으로 공짜로 3만원 쓰레기를 받을 때 옆에 떨궈있던 걸 줏어와서 그걸로 교체를 했다.

파인더라 부르는 탐색경은 중고로 하나 구매를 했다. 근데 나랑은 그닥 잘 맞지 않는데 이걸로 대충 별의 위치를 잡고 나머지는 세심한 조절로 접안렌즈로 보며 찾아야 하는데... 그냥 찾는게 더 빨랐다.

다음으로는 경통을 잡아주는 삼각대.. 또는 가대가 너무 부실해서(이건 교동 새거도 문제점) 그냥 버리기로 결정.. 바로 분리수거행으로 직행했고.. 대신 국민 삼각대가 남는 게 있어서 그걸 이용해보려한다.

다행히도 볼헤드부분이 자유로워서 하늘의 어느 부분이든 쉽게 잡아내서 고정하기 편하기 그점에서 가장 결정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경통과 삼각대 브라켓을 연결해야하는 데.. 평상시에 모아둔 나사들이 큰 역활을 했고 경통에 드릴로 구멍을 내서 브라켓과 사이에 3M양면테잎이며 집에 있는 온갖 접착체들을 발라 고정하는 데 성공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이므로 오랫동안 공을 들여 붙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접안렌즈.. 기본으로 제공하는 코동 천체망원경의 아이피스들도 허접의 극치를 달린다고 해서 아이피스는 돈을 좀 들여 2개정도 구매를 한다는 정보를 천체망원경 카페를 통해 알아냈으나.

15만원이나 하는 접안렌즈를 샀다가 만약 안보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몇일 끙끙앓다가 에라이 모르거따 생각에 중고로 4만원에 줌아이피스를 업어왔다.

처음 이걸 물고 달을 바라보던 그 긴장감을 잊지 못한다. 안보이면 난 정말 쓰레기를 산거고
접안렌즈까지 팔아야 하는 고생을 돈주고 사게 된 셈이 된다.

하지만 그날 밤 나를 향해 밝게 웃는 달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아내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여보가 쓰레기를 되살렸네.. 친환경하이브리드남편..

그리하여 난 평상시 블로그에 자주 올리는 가죽공예품들을 녀석에게 하사를 했고 가장 손에 많이 닿아 손지문이 남는 바디부분에 큰거 한장 붙여주고

뼈속까지 캐논유저임에 빨간 가죽라벨띠를 경통 끝부분에 붙여 주었다.

아직은 DLSR이나 폰을 천체망원경에 거치해줄 링을 구매할까 고민이지만.. 이정도로 찍어 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더욱이 내 다락방 한쪽 구석에서 충분히 포스를 발휘해주는 녀석의 모습에 그저 감동과
내 딸아이와 함께 달에는 토끼가 안산다는 동심파괴를 수행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GUNDIGI WEBTO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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