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하이쿠 <28>

2019년 1월31일

by 허건수










찬 빗물 위에
무수한 선을 그려
수놓는 바람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뛰어가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우비를 챙겨입은 세 명의 젊은 친구들이 여행 가방을 내려놓으며 웃음을 터뜨립니다. 아마도 '제주도 비바람 정말 엄청난데..?!'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저 역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회사 출입문을 향해 잰걸음을 옮깁니다. 찬 비가 만들어낸 웅덩이를 피해 걸음을 옮기던 순간, 세찬 바람이 불어 그 위에 수없이 많은 선을 만들어 냅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잠시나마 그 형상을 드러낸 것처럼, 무수한 흔적을 물 위에 수놓던 제주, 오늘의 출근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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