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9
Dear Your Name
저희는 참 다른 세상을 살아온 듯합니다. 한 나라, 한 도시, 주거하는 곳도 꽤나 가까운 듯 하나 25년이라는 햇수의 차이는 너무나 다른 많은 것들을 느끼기에는 이미 충분한 시간들이겠지요. 당신의 살아온 삶과 경험, 그 지혜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합니다. 30년이라는 세월을 이 땅에서 살아보니 삶이라는 게 녹록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보다 단 하루라도 더 많이 산 사람들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이런 삶을 버텨오셨고, 살아내셨으니 말이죠.
저는 당신의 삶을 이해해볼 수는 있더라도 감히 공감을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 시절을 살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아버지를 통해 들었던 당신들의 삶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뿐입니다. 당신이 젊었을 때 마주한 삶과 지금 저희가 마주하는 삶은 꽤나 다르더라고요. 저희는 산을 넘어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됐고, 중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서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굳이 공중전화를 찾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가지고 전화하면 되는 그런 시대인 거죠. 어쩌면 휴대폰 하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당신의 20, 30대 들이 나약하다는 말, 어쩌면 요즘 말로 멘털이 약하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하는 거죠.
당신이 살아온 방법에 대해서 틀렸다 말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당신이 살아온 삶과 그 삶에 따른 지혜, 통찰력에 대해서는 분명히 존경한다 말하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드는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었지만 전하지 못한 그 한 가지를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적어봅니다. 저희가 당신의 세대를 이해하는 것처럼 당신도 저희의 세대를 공감하지 못해도 이해해 달라는 말이요. 저희의 상황이 어떠해서 이렇게 나약한지 말이죠.
어쩌면 말씀하신 당신의 아들 또한 그런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저희는 당신들이 살던 때보다 많은 것들을 누리고 풍요로운 것들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미디어의 발달은 당신들의 발로 직접 뛰며 발품을 팔던 시대와는 다르게 수많은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두각이 드러나면 인정받는 시대가 된 거죠. 이것은 또한 더 큰 상대성을 부여하게 되는 듯합니다.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하고 싶은 것을 분명히 함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주입식 교육으로 수동적인 삶만을 살아올 수밖에 없던 저희에게는 내 존재의 이유를 알지 못해 끝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듯합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목적만 가지고는 움직일 동기가 되지 않는 게 아닐까요.
물론 후에 있을 삶을 생각해야 하기에 돈을 벌어야 하지만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니 돈을 벌 원동력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당신은 저의 이야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대의 변화는 저희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그럼에도 그냥 하라고 말하실 수 있겠죠. 저희는 이런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게 보편적인 저희 세대에 모습입니다. 마음의 병에 더 가까운 세대가 되었고, 금방 무너지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진심이 담긴 감동이 마음에 주어진다면 그것이 동기가 되어 그 이전 시대보다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고 느끼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으실 수 있겠죠. 그렇다면 저희는 다시금 선택해야만 하게 되지 않을까요. 누가 시키는 대로의 삶을 살아내던가, 아니면 내 삶의 주체가 내가 되어 살아내던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삶의 주체가 될 때에는 한 가지 선택밖에 남지 않겠죠. 어쩌면 방탕한 무언가를 선택하게 된다면 이 또한 내가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으니 그렇게 선택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위해서 말이죠.
제가 이해하는 저희 세대는 이렇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세대에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저희에게 주어진 숙제라면 지금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한 후에 다음 세대를 어떻게 살 수 있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차세대를 이끌 누군가가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리더는 외로운 길을 선택해야만 하기에 섣불리 누군가가 나타나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저희가 처해있는 아픔의 상태를 되물으며 이 편지를 줄이려고 합니다.
P.S. 제가 뭐라고 표현하시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챙겨주시는 마음에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떻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을지 저의 생각 속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꼭 그 감사하다는 마음을 표현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2021. 11. 29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규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