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해

2026년 3월 19일

by 하화건


어디 한국말만 그러겠어

우리말 특징 때문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어느 나라 말이냐 보다는 어떻게 듣느냐 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해


대화할 때 섣부르게 판단해서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어

결론은 고사하고 본론도 안 나왔는데 제멋대로 해석해서 반응했을 때는

늘 후회가 뒤따랐으니까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었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

입장 바꿔 생각하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았어

이해는 둘째치고 제대로 듣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까


태어나서 줄곧 말하고 들으며 살아왔기에

대화를 잘한다고 자신했는데 그건 말 그대로 착각이었어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답답해하던 순간들이 그걸 증명해 줬지


그리고 살면서 더 분명히 알게 된 게 있는데

말하는 것보다는 듣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거였어

듣는 거 하나만 잘해도 삶이 달라진다는 걸 알았으니까


예전에 스스로가 실망스러울 때는

자책을 하거나 그 상황에서 피하기 바빴어

그런데 그렇게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었지

대신 직접 부딪히면서 또 필요할 때는 배워가면서 조금씩 방법을 찾아갔어


이제는 웬만해서 대화가 어긋나는 일은 드물어졌어

이 나이가 돼서야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지

어떤 말이든 끝까지 듣게 되면서

오해하거나 오해받는 일도 크게 줄어들며 삶까지 만족스러워졌어


내일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오늘을 마무리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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