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3일
내 이럴 줄 알았어
갑자기 봄이 와버렸잖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더 남았겠거니 방심하고 있었는데
화사한 기운에 놀라 주변을 둘러봤어
따스한 햇살과 상큼한 바람에
온 세상이 봄투성이가 돼있더라
살갗으로 닿는 온기가 달라졌고
코끝을 스치는 공기에도 싱그런 기운이 묻어 있지 뭐야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저절로 풀리고
나도 모르게 깊게 기지개를 켰어
그래서 결심했어
남들이 주책맞다고 놀린다 해도
이 봄만큼은 지나칠 정도로 만끽하기로
며칠 있으면 목련에 개나리 그리고 진달래 필 거고
곧이어 벚꽃 만개하겠지
그 모든 순간을 대충 흘러 보낼 순 없잖아
왜냐고?
이 봄날이 늘 그래왔듯이
언제 소리 없이 왔다가
소문 없이 가버릴지 모르니까
마치 이팔청춘처럼
그래서 이번엔 허무하게 놓치지 않으려고 해
아름다운 이 계절을
지금의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