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 소. 우. 주. 지기의 세상 삐딱하게 보기
'어떤 일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공연히 내세우는 구실' 그리고 '잘못한 일에 대하여 구차스럽게 말하는 변명'
'핑계'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핑계'는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행동 중 하나죠. 그만큼 부정적이라는 거죠
일이 잘못되거나 계획과 다르게 진행될 때 자신에게 주어질 불이익을 피해 볼 심산으로 핑곗거리를 찾을 때 흔히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라고들 하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이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땅바닥에 내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두 번이야 요행을 바랄 수 있겠지만 그건 방법이 안되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같은 실수를 안 하는 게 정말 자신을 위한 방법이 아닐까요
또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여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지금 닥친 어려움이나 회피해 보자는 심산으로 무기력함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때 흔히 이 속담이 소환되죠. "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이는 핑계를 찾는다"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없는 걸 알면서 숨을 궁리를 하는 건 자기를 포기하는 행동 밖에 되지 않는데도 말이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죠. 정말 피하고 싶은 일도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잖아요.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 없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삶이라면 일이 되게 만드는 게 최선 아닐까 싶네요
다시 생각해 봐도 "핑계"는 정말 부정적인 게 확실하네요
그런데요. 살아 보니까 그렇지 않은 상황과도 종종 맞닥뜨리게 되더라고요
한 일 년 전으로 기억하는데요. 일을 보기 위해서 새벽 일찍 집을 나서야 했던 날이었죠. 여유 있게 도착하기 위해서 충분히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으로 갔죠. 제 차 앞에 가로 주차된 차량이 있더군요. 짐을 싣고서 별생각 없이 앞의 차를 이동시키려고 힘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곧 절망감에 마음을 가눌 수가 없더군요. 차량 안을 보니 기어가 중립이 아닌 주차에 놓여있는 게 아닙니까. 욕 나 올 뻔했습니다. 가까스로 감정을 다독이며 차주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를 시도하는데 받지를 않더군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잠에 빠졌나 싶어 재차 시도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경비 반장님의 도움으로 겨우 차주를 불러냈는데... 참 당당하더군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차를 빼달라고 말을 하고서 "피곤해서 기어를 잘못 놓았나 봐요"하고 가볍게 질문을 던졌죠. 그리고 그에게서 들은 답변에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듯 띵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로 욕 할 뻔했네요. 경비 반장님이 조용히 옷자락을 당기며 제어해주지 않으셨으면 이성을 잃을 뻔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히네요
제가 "피곤해서 기어를 잘못 놓았나 봐요" 하자
"아니요. 새 차라서 혹시라도 흠집 나는 게 싫어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
이른 새벽부터 엄청 피곤해지더군요
정직이 꼭 정답이 아닐 때도 있더군요. 솔직함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 줄 거 같으면 가끔은 핑계를 대는 것도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세상에 '절대'도 '항상'도 그리 흔한 건 아닌가 봅니다. 삐딱하게 보니까 보이는 것도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