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댄 게 창피스럽네

2026년 2월 26일

by 하화건


생각해 보면 어릴 적에

아니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왜 그랬었나 싶어

그다지 많이 아는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다 아는 척하려고 했는지

아마도 그렇게 해야 인정받는 거라고

혼자서 착각하고 있었나 봐


바보 같은 짓이라 생각을 하면서도

그 행동을 꽤 오래 그리고 꾸준히 반복해 왔어

나 스스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하며 지냈기에

마음 한 구석은 늘 불편할 수밖에 없었어

불편함은 곧 불안이 되었고 이내 짜증으로까지 발전했지


그 감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가면을 쓰기 시작했어

처음엔 잠깐 쓰고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쓰게 될 줄이야

그것도 계속 쓰고 있으니까 헷갈리기 시작하더라

어느 순간부터 무엇이 진짜 내 얼굴인지 알 수 없게 됐어

그렇게 나는 내가 아닌 채로 살아가고 있었어


그래서 결심했어 일단 가면부터 벗기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사는 게 좀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곧 적응할 거라 믿었으니까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게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 걸

아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지


이렇게 '나'를 다시 찾을 기회가 주어진 게 그저 감사해

나로서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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