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7일
내가 말하는 걸 정말 좋아했어 아니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
반면에 듣는 데는 영 젬병이었어
말하는 동안에는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지
그 순간만큼은 남들과 전혀 관계없는 나만의 만족이 전부였거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공부를 시작했어
배우는 과정에서 듣는 게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를
보고 부딪히며 조금씩 알게 됐고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지
배움을 통해 가장 먼저 받은 혜택은 말귀를 알아듣게 된 거야
비로소 대화라는 걸 제대로 할 수 있게 됐어
사람에 대한 이해도 그만큼 깊어졌고 관계는 훨씬 부드러워졌지
아직 많이 부족해도 말이 통하는 사람에 조금은 가까워졌다는 게
내 삶의 행운이라면 행운이야
그 덕분에 '지금 여기'를 조금 더 잘 살 수 있게 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