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봄의 파는 일(매춘)
[어쩌면 그럴 수도 Episode 1]
조지 버나드쇼는 말했습니다.
'젊음을 젊은이에게 주기엔 아깝다'
젊었을 땐 젊음의 소중함을 모른다, 젊음이란 그만큼 가치 있는 거다, 뭐 그 정도로 이해하며 살았습니다. 젊었을 땐 말이죠.
마음은 여전히 철이 없는데, 몸이 슬슬 더뎌지고 아프고 비대해지는 시기에 이르면, 이전엔 보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인답니다. 자신에게서가 아닙니다. 가까운 동료들에게서 말이죠.
'누가 나를 받아죠. 까라면 까야지. 잘 생각해, 너도 곧 늙어.'
과학고 다니는 큰아들 뒷바라지에 등골이 휜다는 선배가, 여전히 '근자감'에 충만한 제게 건넨 충고입니다. 선배도 한 때는 유명했습니다. 성실하고 손재주 있고 사리분별이 확실한 재원으로요. 시작한 지점보다 떠날 시점이 가까운 지금, 그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서글서글한 웃음과 부지런한 손발은 여전한데도, 그는 예전에 알던 그가 아니었습니다.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 말고, 또 뭐가 그에게서 빠져나간 걸까요.
철학자 강신주 선생의 통찰을 빌자면, 그것은 '젊음'입니다.
핸드폰 배터리처럼 주둥이까지 꽉꽉 눌러 담았던 그의 젊음은 사라졌습니다. 아니, 냉정히 따져보면 사라진 게 아닙니다. 사용한 겁니다. 물건을 얻기 위해 돈을 지불하듯, 자본을 벌기 위해 젊음을 사용한 것입니다. 자본가와 그 시스템에 젊음을 팔고, 그 대가로 돈이라는 '기회'를 번 것입니다. 당신처럼, 저처럼, 우리처럼 말이죠.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런 방식 말고는 배운 적이 없으니까, 뭐 특별히 문제 될 거야 있겠습니까만, 젊음을 다 팔아버리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걱정이 앞섭니다. 전 A형 이거든요.
'사줄 때 고맙다고 해. 네 젊음도 얼마 안 남았어. 그거 없어지고 나면 어떻게 할래? 무섭지 않니?'
아, 선배의 충고는 실은 이런 뜻이었나 봅니다. 덕분에, 불혹의 계단에 올라서서야 간신히 눈치채게 됩니다. 인생은 '청춘을 파는 것', 곧 '매춘賣春'의 여정이란 사실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