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포착

[포착16] 싸울 땐 싸우더라도

by 무딘
[크기변환]실내화.jpg [ 눈탱이가 밤탱이 된 신내화 ]


뭐에 그리 화가 났을까

얼마나 되게 치고받았을까

눈탱이가 밤탱이 되어 돌아온

아이의 실내화


멱살을 움켜쥐고

때린 자릴 또 때리고

맞은 자릴 또 맞아야

저리 까맣게 멍이 드는데


한 놈은 왼쪽 눈이 멍들고

한 놈은 오른쪽 눈이 멍울진게

육탄전이 확실하다


그리 죽일 듯 싸웠으면

다신 돌아보지 말지

뭐 한다고 붙어있니

얼굴은 왜 또 부벼대니


실수는 지가 해놓고

엄마에게만 열폭하는

사춘기 광전사 같구나.


죽일 듯 악악 대다가도

모른 척 엄마 품을 파고드는

영원한 새끼 같구나.


그래, 그 주인의 그 신발이다.

그래,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살 부비면 화해한 거다.


그게 가족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포착15] 기계도 때론 여유롭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