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에 그리 화가 났을까
얼마나 되게 치고받았을까
눈탱이가 밤탱이 되어 돌아온
아이의 실내화
멱살을 움켜쥐고
때린 자릴 또 때리고
맞은 자릴 또 맞아야
저리 까맣게 멍이 드는데
한 놈은 왼쪽 눈이 멍들고
한 놈은 오른쪽 눈이 멍울진게
육탄전이 확실하다
그리 죽일 듯 싸웠으면
다신 돌아보지 말지
뭐 한다고 붙어있니
얼굴은 왜 또 부벼대니
실수는 지가 해놓고
엄마에게만 열폭하는
사춘기 광전사 같구나.
죽일 듯 악악 대다가도
모른 척 엄마 품을 파고드는
영원한 새끼 같구나.
그래, 그 주인의 그 신발이다.
그래,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살 부비면 화해한 거다.
그게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