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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포착

[포착17] 오늘의 평가

by 무딘


보통은


바닥을 보며 걷는다

오래된 습관

흐릿하게 뭉개진 세상을

안경으로 풀어내질 못해서


인생 참 우습지,

하나의 문이 닫히자

다른 문이 열린다

줄어든 시야만큼

가까운 게 살갑다.


땅바닥 별 같은 동전

황망한 표정의 지갑

돌 틈에 기어코 뿌리내린 잡초

유치원생 이름표 같은 맨홀


무심코 맨홀 위를 걷는데

체중계 숫자판이 돈다

띠리리리리,

전자음이 또렸하다.


오늘 당신의 수준은?

하수!


친절하기도 하셔라

말 안 해줘도 아는데.

발 뒤꿈치로 짓이기고

모른 척 지나온다.


글은 내일 써야겠다.

삐진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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