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스마트TV의 핵심 영역과 앞으로의 방향
이 글은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 2015. 2. 4일 기고된 글입니다. (전체보기)
지금까지 스마트TV가 변화해온 과정과 불러올 변화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빠른 속도로 새로운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는 걸 아셨을 텐데요. 이렇게 컨텐츠 공급의 방향이 바뀐 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컨텐츠 플랫폼의 발전 때문입니다. 인터넷만 접속된다면 어떤 기기에서도 편하게 컨텐츠를 공급할 수도, 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만든 것이 바로 스마트TV, 즉 셋톱박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연결 기기의 발전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게 된 사용자들이 대형화면인 TV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모바일OS가 TV에 올라가면서, 시청자는 컨텐츠 플랫폼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되었지요. 이러한 변화가 TV까지 빠르게 옮겨 질 수 있던 건, 셋톱박스의 소형화와 가격혁신 때문인데요. 5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기존의 TV가 금세 스마트TV로 변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쉽게 다양한 컨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니, 역시 변화의 핵심은 경제성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시장의 영역들은 독립화 되고, 반대로 독립화된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계가 허물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스마트TV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핵심 영역은 어디일까요?
첫째로 컨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컨텐츠 플랫폼을 들 수 있습니다. 위 그림처럼, 컨텐츠는 컨텐츠 플랫폼을 통해서만 시청자에게 공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청자가 쉽게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일 경험(컨텐츠를 공급받기 위해 접속하는, 익숙한 컨텐츠 플랫폼)의 제공이 중요합니다. 영상을 찾기 위해 기기를 옮겨 다니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결국 시청자가 주로 이용하는 소수의 플랫폼이 컨텐츠를 독식하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고, 한번 소비자에게 편리를 제공한 플랫폼은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자, 그렇다면 성공적인 컨텐츠 플랫폼을 가진 업체가 스마트TV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당연한 이치겠지요?
기존 TV를 스마트 TV로 바꾸는 것이 간단해지면서, 그 위에 올라가는 S/W 플랫폼, OS 컨텐츠를 담는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동일 컨텐츠 플랫폼으로 모든 영상을 공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컨텐츠 플랫폼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보다 쉬운 인터페이스와 발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S/W 플랫폼의 역할인데요. 이 시장 역시 결국 소수의 S/W 플랫폼이 독식하는 구조가 될 것입니다. 플랫폼 위에 쌓인 경험은 편리가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러한 예는 가장 쉽게 스마트OS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안드로이와 iOS같은 모바일OS가 소비자에게 선택의 핵심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왜 컨텐츠 플랫폼과 S/W 플랫폼이 스마트 TV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을까요? 먼저 컨텐츠 플랫폼의 영역에 속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들어보겠습니다. 북미시장 기준으로 언급했던 넷플릭스, 훌루, 유투브 등이 있지요? 아! 게임방송 컨텐츠로 유명한 트위치도 빠질 수는 없겠네요. 사실 이 몇 개의 컨텐츠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수십억의 영상들이 공급됩니다.
이 구조에서 컨텐츠 플랫폼의 역할은 최대한 많은 컨텐츠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인데요. 이들은 주로 컨텐츠에 연결되는 광고로 수익을 올립니다. 수십억의 비디오를 통해 들어오는 광고 수익은 소비자가 TV를 보기 위해 지불해야만 했던 시청료를 없애거나 저렴하게 만들었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제공하는 편리성은 고객들을 빠르게 스마트TV 시장으로 이동하게 만들고 있지요.
다음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스마트폰의 다양한 경험을 그대로 제공하면서, 보다 쉽게 영상을 보게 하는 S/W 플랫폼을 볼까요? 셋톱박스 위에 올라가는 주인공들로는 LGTV의 WebOS, 삼성TV의 TIZEN, 구글 크롬캐스트의 안드로이드, 애플TV의 iOS등이 있습니다. 최근 윈도우도 XBOX에 결합되면서 윈도우에서 영상 경험을 제공하는 경쟁력있는 S/W로 등장했습니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시장에서 크롬캐스트와 애플TV는 많은 고객에게 재미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TV에서는 OS, S/W 플랫폼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스마트 TV든 결국 시청자는 영상을 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옮겨갈 스마트 TV시장을 생각해보면 결과는 달라집니다. 컨텐츠 플랫폼은 소수 독식구조지만 모든 컨텐츠를 하나로 묶는 플랫폼의 구현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S/W 플랫폼은 이러한 컨텐츠 보다 플랫폼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하고 이는 사용자가 편리하게 영상을 보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되죠.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가, 누가 싸움의 승자가 될까 하는 것이겠지요? 그 ‘소리없는 전쟁터’를 미리 예상해볼까요? 우선 기존에 컨텐츠를 공급하던 업체들은 더욱 영향력을 높이며 컨텐츠 플랫폼의 강자가 되려고 할 것입니다. 케이블 공급업체들은 영상 공급의 노하우를 가지고 OTT업체로 변신을 꾀할 것 같구요. OTT 업체들은 더 많은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컨텐츠 업체를 사들이거나 자체 컨텐츠 제작을 시도할 것입니다. 어떤 방향이든 더 치열해지겠네요.
한편, 기존 TV의 기능들은 점차 셋톱박스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TV 업체들까지도 본격적으로 셋톱박스 사업에 진출을 하게 될 텐데요. 경쟁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앞으로는 단순 영상 전송 뿐 아니라 화질 알고리즘과 주변 하드웨어인 스피커까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것들이 셋톱박스로 빠르게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진화된 S/W플랫폼은 자연스레 스마트폰과 연동되면서 컨텐츠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스마트TV 시장의 변화! 앞으로 스마트TV가 바꿔놓을 새로운 세상이 정말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