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자경전
코로나가 한창이던 2년 전 봄날. 답답한 마음에 경복궁에 간 적이 있습니다.
자경전 담장에 핀 꽃 그림과 굴뚝에 새긴 십장생을 보고 나오는 길에 무심코 뒤를 돌아봤더니 담 너머로 흐드러지게 핀 살구꽃이 보이더군요.
원래가 나뭇가지가 무성한 거였는지, 그게 아니라면 꿏 무게가 나뭇가지를 늘어뜨리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북문 프레임 위쪽 면까지 꽃 무리가 타고 내려와 있었어요. 들어오는 이에게 ‘어서오세요.’, 나가는 이에게는 ‘안녕히가세요.’하고 인사하는 것마냥 말이죠.
2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은 창궐하던 전염병에 모두가 무던해지도록 바꾸어버렸고요. 살구꽃은 떨어져 바람에 사라지고, 눈꽃은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고. 그렇게 봄이 오겠어요. 심술을 부리던 날씨가 며칠 착하게 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