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광복 80주년
어제 8월 14일 저녁 국회 앞마당에 다녀왔습니다. ‘광복 80주년 전야제’를 보기 위해서였죠. 2시간 넘는 공연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날짜(8월 14일) 기준으로 80년 전에는 ‘우리나라’는 없었습니다. 일제가 강제로 침탈, 지배한 식민지 조국만 있었을 뿐이죠.
또 한 가지는 편하게 공연을 보는 이 국회 앞마당이 불과 8개월 전 계엄군이 침범했던 장소라는 점이었습니다. ‘2024년’과 ‘계엄’은 얼마나 동떨어진 단어일까요.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죠.
그날 이후 우리말의 부사 두 단어 ‘하마터면’과 ‘만약’을 자주 생각했습니다. 하마터면과 만약 이후 나올 수 있었던 수많은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면 어제의 전야제는 열리지 않았을 거예요. 하마터면과 만약을 ‘그래도’, ‘하지만’, ‘마침내’로 바꾸는데 시간이 참 오래 걸렸습니다. 하마터면과 만약이란 단어와 그래도, 하지만, 마침내라는 단어의 거리도 참으로 멀고 아득하다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잃어버린 빛을 다시 찾았다는 의미를 담아 오늘 8월 15일을 ‘광복절(光復節)’이라고 부릅니다. 1945년 8월 14일만 해도 우리나라엔 빛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8월 15일 드디어 빛을 되찾았죠. 어제 공연이 열렸던 국회는 꼭 8개월 전 12월 14일 대통령을 탄핵했던 현장입니다. 그리고 3년 동안 허물어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던 응원봉의 전원을 켰고요.
광복이 된 지 80년이 지났지만 친일청산은 ‘아직도’입니다. 한 번 틀어진 역사를 다시 정방향으로 흐르게 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나봅니다. 작년 12월 3일 계엄 상황을 제대로 끝내는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대한의 광복을 우리 모두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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