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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건하 Aug 20. 2020

지는 법을 까먹었다.

Day 20



Unbeaten

:진 적이 없는,패배를 모르는,무패의



Invincible

:천하무적의,아무도 꺾을 [바꿀] 수 없는





2003-200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세계를 경악케한 대기록이 이루어지고 말았다.


흔히 '지는 법을 까먹었다.' 라며 스포츠 경기에서 오랜기간 연승을 이어나갈 때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말이 있다. 허나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몸소 실천해냈던 사례는 극히 드물기에 조크로 사용되는 말이었던걸까 싶다.


아스날은 단 한번도 지지 않고 03-04 시즌에 우승을 했다. 26승 12무, 승점 90점이라는 엄청난 기세로 마치 상대팀에게 '지는 게 뭔데?' 라는 듯이 말이다. 이 기록은 약 1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축구 관계자들 및 축구 팬들로부터 리스펙 받을만한 대기록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아스날은 '킹' 앙리의 리그 독주를 앞세워 아름다운 축구를 구현하는 아르센 벵거의 축구 철학이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됐던 시즌이었다. 


두두다다'. 세상에서 가장 간결하고 빠른 공격축구. 또 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패스웍. 당시 현지 해설자들은 아스날이 공격을 전개할때면 매번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는 듯 흥분하기 시작했고 팬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앞서 말했던 '두두다다'를 두 눈으로 직접 느끼고 있었다.



정말로 계속해서 지지 않다보면 그 방법을 까먹게 되는걸까? 아스날은 해당 시즌을 무패로 우승을 했지만 그 다음 시즌까지 무패행진을 무려 11경기나 이어나갔다. 아쉽게도 무패가 끊긴 건 헐리웃 논란이 많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였다. 허나 49경기 무패행진을 이어나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구사에 영원히 남을만한 대기록이기 때문에 아쉬워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팬들마저 지는 법을 잊어서 아쉬움이 컸을 뿐.


축구선수가 아니더라도 그 외의 모든 스포츠 선수들은 항상 '위닝멘탈리티' 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이건 프로 선수들도 분명 '질 것 같다.' 라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걸 반증한다. 이기는 태도, 즉 위닝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고 해서 항상 이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길 수 있다 라는 그 마인드만으로도 보다 상승된 경기력이 발휘된다고 한다. 그만큼 스포츠에서도 정신적인 부분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특히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합을 맞춰야 하는 운동이다. 실력이 출중한 11명이 모였다고 해도 그들의 정신적인 부분이 하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실력만큼 유연한 경기력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아스날은 이걸 해냈던 것 같다. 11명의 모든 선수들이 같은 곳, 즉 승리만을 바라보고 그 것을 위해서 각자가 무얼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파악하고 소통했기에 무패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던 게 아닐까?


아스날의 무패우승이라는 기록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 어느 누구도 해내리라 생각치도 않았던 일들을 비로소 해내는 가장 큰 원동력은 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인 것 같다. 그 마음에서 시작해 매순간 원하는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빈 골대가 보이는 날이 올거라 굳게 믿는다.


무패우승 베스트 일레븐.


"항상 이기는 날만 있을 순 없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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