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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건하 Aug 24. 2020

골키퍼의 시대.

Day 24





다른 골키퍼들과는 완전히 다른 레벨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독일 레전드 골키퍼, 올리버 칸.




현재의 그와 나를 비교하는 건 그에게 모독행위가 될 수도 있다. 그는 현시대 가장 훌륭한 골키퍼다.

-이탈리아의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



살다살다 골키퍼가 지배하는 경기를 보게되는 날이 오다니. 일반적으론 축구경기 특성상 필드플레이어들의 활약이 주목받기 쉽지만, 19-20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선 그렇지 않았다. 최후방을 책임지고 있는 골키퍼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그는 바로 현시대 최고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다. 살아있는 골키퍼의 전설인 부폰도 본인보다 훌륭하다며 극찬을 할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노이어의 플레이는 필드 전체에 영향을 미칠만큼 엄청나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일명 ‘멀던장인’ 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노이어의 던지기 실력의 위대함을 우스갯소리로 칭하는 것이다. 이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바르셀로나 전에서 그 진가가 발휘 되었는데 골대에서 센터서클 근처까지 공을 던져서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 것은 단순히 멀리 던지는 것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다. 실제로 축구경기장에 가봤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티비로 보는 것보다 선수와 선수간의 거리감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22명의 선수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상황속에서 빈틈을 발견할 수 있는 그의 시야는 거의 매의 눈과 흡사한 것 같다.


또 골키퍼가 직접 공격전개의 가담하게 되면 상대팀의 수비압박에서 보다 쉽게 벗어날 수 있고, 동료 선수들의 역할적 분담이 한번 더 이루어지는 셈이기에 보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한 때 미친듯한 선방쇼를 보여줬던 조 하트가 과르디올라에 의해 방출되었다. 이제는 골키퍼가 공만 잘 막는건 당연하고, 직접적으로 필드플레이어들과의 연계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스날에서도 실력이 출중한 골키퍼들이 많았다. 내가 아스날을 좋아한 이후로 보면, 옌스 레만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벤투스 넘버원으로 활약중인 슈제츠니, 첼시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아스날로 넘어온 페트르 체흐, 극한의 슈팅을 다 막아내주는 레노, 레노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어 본인의 기량을 맘껏 선보인 마르티네즈.


아스날의 현재이자 미래, 베른트 레노.


이렇게 활약이 돋보인 아스날 골키퍼들이 많았는데도 노이어를 보고 있으면 내 옆으로 지나가는 슈퍼카를 경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마음이랄까. 가질 수 없는 걸 알지만 갖고 싶은 그런 골키퍼.


아마 모든 팀들이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더 높은 곳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모습 속에서 언젠가는 그 대단한 골키퍼를 상대로 득점하고 승리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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