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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May 06. 2024

모르는 번호로 부고가 왔다.

문자가 왔다.


<부고> OOO 형제상

고 OOO 님께서 소천하셨기에 부고를 전해드립니다.


처음엔 모르는 번호라 잘못 왔는지 알았다. 그러나 고인의 이름은 내가 아는 이름.

'설마'

남편에게 문자를 보여줬다.

"설마. 잘못 온 거겠지"

옆에 있던 가족들은 요즘 이상한 문자가 많다며 링크를 클릭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부고 하단에 있는 링크를 클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 OOO(45세)


내가 아는 그 사람도 45세였다. 나랑 같은 나이.


교회에서 같은 팀이었고 선교도 함께 갔던 그녀. 항상 웃는 얼굴을 가진 밝은 사람이었다. 우리 부부 결혼할 때  결혼식도 와주었던 그녀다.  개인적으로 막 친한 사이는 아니어서 그녀가 준 축의금이 더욱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청첩장 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가 아픈지 몰랐기에 부고 소식은 더욱 충격이었다. 11시에 입관예배가 있어 시간에 맞춰 남편과 4살 아이와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11시 조금 늦어 도착하니 이미 입관예배가 시작돼 있었다. 다들 서 있었고 안쪽에서 목사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로 장례실가득 차 우린 입구 쪽에 서서 입관예배를 함께 했다. 목사님 말씀과 여기저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밝게 웃던 모습, 결혼식에 와주었던 모습,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했던 일. 그런 모습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솟아올랐다.


입관예배가 끝나고 간사님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암으로 아팠다고 한다.

몇 달 전 남편이 교회에서 알고 지낸 친한 형제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일이 있은지 몇 달도 안돼 그녀가 하늘로 갔다.


어제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그녀와의 이별을 더욱 씁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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