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조그마한 어항이 있다. 가로, 세로 30cm 정도 정사각형 모양.
어항 안에는
꼬리가 빨간 수컷 구피 1마리, 치어 4마리, 치어와 성체 중간 크기 수컷 구피 1마리,
몸통은 빨갛고 지느러미와 꼬리가 검은 암컷 플래티 1마리, 전체적으로 빨간 수컷 플래티 1마리,
블랙네온테트라 4마리(성별을 모르겠다.)가 있다.
물고기들 성별은 지느러미로 구분한다. 플래티는 배 아래 뒷 지느러미 모양이 다르다. 암컷은 삼각형 모양이고 수컷은 'ㅡ' 모양이다. 구피는 수컷 색깔이 암컷보다 화려하고 꼬리도 더 크고 길다. 네온테트라는 모르겠다.
얼마 전 수초를 통해 달려온 물달팽이가 어항에 퍼지면서 수초와 물달팽이를 분리했다. 물고기들만 남은 어항이 청소하기에는 편했으나 텅 빈 듯했다.
그래서 수초 2개를 구입했다. 관상용 새우 2마리도 함께. 하나는 빨간색 블러드메리, 하나는 노란색 골든백새우다. 새우는 크기가, 작은 애벌레만큼 작아서 참 귀엽다.
어항에 수초와 새우가 추가되니 더욱 활력 있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면 앉아서 테이블 위에 놓인 어항을 묵묵히 바라본다.
물고기들이 헤엄친다. 꼬리를 흔드는 모습이 참으로 우아하다. 정면으로 얼굴이 마주칠 때면 동그란 얼굴 양쪽에 눈이 달린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수초 사이로 헤엄쳐 다니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보다 보면 새우가 보이지 않는다.
'새우가 어디 있지?'
여기저기 둘러본다.
'죽은 건 아니겠지?'
혹시나 해서 시체도 찾아본다. 없다.
'죽진 않았군'
다행이라 생각하며 양손으로 어항을 잡고 여기저기 돌려본다. 수초 이파리 사이에 숨어있는 새우가 보인다.
'여기 있다.'
참나. 그게 뭐라고 기쁘다.
구피 치어들을 본다. 데려온 지 한 달도 더 지난 거 같은데 아직도 많이 큰 것 같지 않다.
'생각보다 더디게 크네. 얘네 성별은 뭘까?'
그래도 전보다는 크기가 좀 큰 모습이 보인다. 올 때 치어와 성체 중간 크기였던 아이는 조금씩 지느러미와 꼬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딱 봐도 수컷이다.
새우는 생각보다 매우 빠르다. 10개의 가늘고 짧은 다리를 움직이며 '다다다다' 움직이는데 속도가 빠른 게 놀랍다. 작아서 그런가 돌아다니는 모습만 봐도 너무 귀엽다.
어항 속을 보다 보면 어느새 몇십 분이 지나가 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참 좋다.
오늘 아침 명상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