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킴이 발견한 패턴의 미학
주말만 되면 화장실 청소를 한다.
가을 햇살이 창문을 통해 무섭게 쏟아져 들어오며 바람은 시원한 천을 볼에 가져다 대듯 기분 좋은 정도의 접촉을 한다.
이런 환경 때문일까, 청소를 하던 도중 유리에 맺힌 거품이 특정 패턴을 만들어 내며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심지어 그 옆에 붙어있는 스펀지는 그로테스크하면서 숭고한 패턴을 만드는데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바다를 연상시킨다.
같은걸 다르게 보며 포착해 내는 능력을 기르면 좋은 예술가로 거듭날 수 있다 했던가
마지막장은 전시장에 있던 먼지뭉치같은걸로 만든 소파였는데, 아침의 경험 덕분인지 여기서도 패턴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복잡성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우리의 시각은 또 다른 흥미로운 주제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