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이라는 해로움
유튜브도 어느덧 20번째 영상이다.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채널을 보니 뿌듯하다. 대기업 채널에 비하면 티끌과도 같은 녀석이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나름 몸집을 키운다. 꾸준하게 노력을 투입하니 뭔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신기하다.
꾸준함
책 <그릿 Grit>이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능력이다. 노력이 '노오오오오오오력'으로 희화화되는 세상, 꾸준함은 자조 섞인 누명을 벗을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그 뒤로는 반복, 또 반복만이 성공을 이끌어내니까. 아니, '결과보다는 과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수십 번은 시도해보고 할 수 있는 말이니까.
난 내가 뭔가 하나를 붙들면 자잘하게 계속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아예 성향에 맞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냥 귀찮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일이 적다. 운동도 그렇고, 유튜브 영상도 그렇고, 브런치 글도 그렇고, 독서도 그렇고, 산책도 그렇고, 그냥 하루하루 일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밤새 열정을 불태운다든지 하는 그런 불꽃같은 순간은 없다. 대신 툭툭 계속 잽을 날린다. 결국에는 샌드백이 완전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인류는 실은 오래 달리기에 특화되어 있다고 한다. 포유류 중에서는 압도적이다. 그래서 옛 사냥꾼들은 사냥감이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계속 쫓아갔다고 한다. 상대방이 엎어지면? 그 뒤로는 식은 죽 먹기다. 꾸준함의 DNA는 이미 내장되어 있다. 잽, 잽, 잽.
꾸준함은 당장의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1주, 2주 정도 조깅을 해도 별 차이가 없다. 다리만 더 아프고 힘들다. 그렇게 두 달, 세 달, 1년을 넘게 하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몸이 튼튼해진다. 예전에는 20분만 뛰어도 숨이 찼는데 이젠 1시간을 넘게 뛰어도 아무렇지 않다. 폐활량이 올라가니 달리기가 괴롭지 않다. 오히려 재밌다.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마라톤도 먼 얘기가 아니게 되어버린다.
이 과정에서의 가장 큰 적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이다. 조깅을 뛰려면 운동화, 운동복, 그리고 적절한 트랙만 있으면 된다. 작게 시작하고, 불완전하게 시작하면 된다. 어차피 모든 성과는 매일매일의 자잘한 실천이 모여 만들어진다. 복잡해 보이는 목표를 기능별로 쪼개고, 그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완벽하면 안 된다. 완벽함이란 시작 단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해로운 환상이다. '100점 아니면 0점' 같은 태도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절대적, 완전한, 완벽한, 영원한' 같은 단어는 대부분의 경우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다. 머릿속으로야 누구나 멋진 계획을 세운다. 현실의 강펀치를 관자놀이에 씨게 한방 맞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