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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Mar 19. 2023

유튜브 1년, 다시 글로 돌아왔다

느낀 점과 계획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 대략 1년 정도가 흘렀다. 사실 운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성이었는지, 또 전략적이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채널을 열고 열심히 영상을 만들어 올렸으니 나름 노력은 한 셈이다. 그리고 이제 조금은 내려놓으려 한다.


1. 유튜버

유튜버, 크리에이터. 참으로 매력적인 단어다. 유튜버라는 직업이 가지는 여러 장점을 차치하고서 우선 물어야 할 건 '내가 유튜버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다. 유튜버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하는 사람'이다. 소재가 무엇이든, 형식이 무엇이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스토리텔러, 혹은 크리에이터라고 본다면 유튜버는 일종의 하위장르에 속하는 영역이다.


그렇다면 꼭 모두가 유튜버가 되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유튜버 역시 하나의 직업이다. 직업은 가장 기본적으로 적성을 토대로 선택해야 한다. 물론 유튜브 영상에는 다양한 포맷이 있으니 꼭 모두가 연예인처럼 수려한 말솜씨를 가질 필요는 없다. 좋은 기획과 취재 만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다만 그 정도 기획력과 정보력이 있다면 반드시 영상이라는 형태를 취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줄 수 있다. 물론 시청각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영상매체, 그리고 현재까지도 가장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는 유튜브의 특성상 꽤나 끌리는 선택지이다. 나 역시 앞서 언급한 이유로 유튜브의 문을 여러 번 두드렸다.


2. 유튜브의 단점

영상매체는 기본적으로 다른 콘텐츠에 비해 에너지가 많이 소요된다. 가장 기본적인 기능과 포맷만으로도 1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편집시간이 1시간은 소요된다. 여기에 기획과 대본 작성, 수정 및 업로드 등 수반되는 여러 과정까지 합산하면 꽤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몸과 마음이 웬만큼 강철 같지 않은 이상 이어가기 어렵다. 특히 전업 유튜버가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로 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유튜브에서 뜨는 영상과 소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일반적인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소재에 더 끌린다. 나 역시 그렇다. 자극적인 썸네일과 영상은 그 퀄리티와 관계없이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는다. 이런 영상이라고 만들기 쉽다는 것도,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유튜브에서 유의미한 수익과 조회수를 확보하려면 이런 문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이런 문법을 알고도 써먹지 못하거나, 혹은 아예 모르는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물론 자극적이지 않고도 성공하는 이들이야 얼마든지 있다. 다만 그게 내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 '성공'이 계속 이어지리란 보장도 없다. 시청자들은 한 소재에서 다른 소재로 빠르게 넘어가며 게걸스럽게 소비를 이어간다.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을 수많은 밈과 유행을 생각해 보라. 유행의 불길은 금방 사그라든다.


3. 결국은 글

돌고 돌아 결국 내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글로 돌아오자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어떻게 하면 글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병행하면서. 그 고민과 더불어 실천을 하면서. 당장에는 다음 책을 5월 안으로 출간하려 한다. 글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을 베이스로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동료 분들과 기획하고 있다.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형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형식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게 내겐 글이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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