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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Jun 11. 2023

하는 일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살아간다는 것

어차피 시간은 흐른다. 그 시간을 붙들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예를 들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같은 일에서의 효율성을 기하는 것, 보다 본질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것.


돌이켜보았다. 무엇이 지금의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일까? 몇 가지 키워드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글을 쓰는 일.

산책하는 일.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일.

운동하는 일.

책을 읽는 일.


이 일들이 없다면 온전히 살아갈 자신이 없다. 반대로 이 일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삶이든 좋다. 내게는 가장 본질적인 일을 행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그 외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 누가 뭐라고 하든. 덮어놓고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내 시간을 반드시 할애해야 하는지 한 번은 짚고 넘어가겠다는 말이다.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건 내가 내 삶의 시간을 어디에 지불할지 결정하겠다는, 실은 경제적인 의사결정이다. 아울러 뭣이 중헌 지를 스스로 판단하겠다는 주체적인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하면 좋은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차피 모든 일을 다 하면서 살 수는 없다. 그래서 그 일들을 '포기'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대신 본질적인 일에 '집중'한다고 생각하자. 그래야 미련 없이, 마음 편하게, 또 훌륭하게 살아낼 수 있다.


그럼 무엇이 본질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단하다. 부재가 본질을 정의한다. 즉 하나씩 덜어내다 보면 온전한 삶을 상상할 수 없는 지점이 생기는데, 그게 어설프게나마 치게 되는 본질의 울타리다.


예를 들어 SNS를 하지 않는다고 치자. 삶은 어떻게 될까? 알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경험하거나, 상상하거나. SNS 없는 삶은 생각보다 문제없이, 오히려 더 활기차게 흘러갈지 모른다. 그렇게 부재를 통해 존재를 더 옹골차게 채워갈 수 있다.


덜어내고, 채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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